현대차그룹 '산업안전상생재단'의 중소기업 중대재해 예방 사업/그래픽=이지혜 |
50인 미만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지원 사업의 신청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산업안전상생재단은 오는 18일까지로 '안전보건 아카데미' 사전접수 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에 접수를 받기 시작해 같은달 29일까지만 받기로 했는데 접수가 미달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편성된 예산으로 중소기업 대표와 근로자 1140명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한달이 흘렀지만 이날 기준 신청률은 약 40%다.
산업안전상생재단은 현대차그룹 6개사가 출연해, 정부 지원 없이 순수 그룹사 자금으로 중소기업들의 중대재해 예방을 지원하는 공익 법인이다. 지난해 현대건설, 올해 현대차가 가장 많은 예산을 출연했다. 재단이 출범한 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듬해인 2022년이다. 해당 법이 올해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고, 현대차그룹은 더 많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단 예산을 예년보다 약 20% 증액한 63억원으로 편성했다.
'교육 사업'은 재단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중소기업들이 중대재해법의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무얼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해 관련 사업을 편성했다. 지난해는 중소기업들이 민간 위탁 교육을 받고 비용을 청구하면 재단이 100%를 보전해줬다. 올해는 더 많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단이 아카데미를 설립해 정규과정으로 중소기업을 직접 교육한다.
교육 수혜 인원은 지난해 700여명에서 약 60% 늘었다. 민간 위탁 교육을 받으려면 수십,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재단은 무료로 교육해주지만 신청이 저조하다.
재단의 사업 중에는 '안전보건 통합 패키지'도 있다. 재단에 속한 경력 20년 이상 공학박사, 기술사, 지도사, ISO(국제 표준화 기구) 심사위원 등이 사업장을 방문해 컨설팅 해주는 사업이다.
정부도 컨설팅을 하지만 "부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공무원 한명이 방문해, 참고자료는 홈페이지에서 직접 뽑으라 하고, 한시간만 머물더니 '다른 사업장도 가야 한다'며 떠나는 식이다. 재단은 전문가들이 한번 방문하면 7~8시간을 머물고 한해 다섯차례 방문하며, 사업이 끝나도 이듬해 사후관리를 해준다.
무상으로 안전장비 보급, 안전공학 디자인 설계도 해준다. 해당 사업도 수혜기업이 올해 200곳으로 예년의 두배 수준이다. 상반기 접수에서 건설업은 신청이 빨랐지만, 제조업은 다소 저조했다.
재단도 사업 신청이 쇄도할 것을 기대했는데, 예상외 무관심에 당혹스러운 눈치다. 사업 신청 서류에 현대차그룹의 협력사인지를 기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협력사도 차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도 수혜 기업에 비협력사가 수두룩하다.
재단 관계자는 "사업을 전액 무료로 지원하니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사기가 아닌가' 의심하는 듯 보인다"며 "협력사가 아니어도 지원하니 홈페이지에 들어가 믿고 지원하시라"라고 말했다. 이어 "재단은 중소기업 사업장 안전을 강화할 대기업의 상생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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