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단통법 시행령 따라 전환지원금 지원 고시 의결
14일부터 번호이동 고객에 최대 50만 원 지원 가능

서울 중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 앞에 스마트폰 판매 홍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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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4일부터 휴대폰을 살 때 가입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이용자는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전환지원금의 도입을 규정하는 고시 제정안과 지원금 공시 시점을 매주 2회(화·금요일)에서 매일 1회로 수정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제·개정안은 14일 관보 게재를 거쳐 즉시 시행된다.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이번 고시 제·개정을 통해 통신사업자 간 자율적 지원금 경쟁을 활성화해 국민들의 단말기 구입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시에 따라 전환지원금은 이동통신사가 번호이동 이용자의 기대 수익과 위약금, 유심(USIM) 발급 비용과 장기가입혜택 상실 비용을 고려해 50만 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갤럭시 S24 등 신형 단말기 구입 부담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며 "조만간 이통사가 저가 요금제와 저가 스마트폰 도입을 검토하는 만큼 가계 통신비 부담이 획기적으로 낮아질 것"이라 말했다.

시민단체·알뜰폰 사업자들도 문제 제기 나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13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관련 고시 제개정안 등을 의결하기 위해 열린 14차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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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기본형 최저가 모델(용량 256기가바이트)의 출고가가 115만 원 수준인데 현재 가장 높은 공시지원금 50만 원에 전환지원금 최대 50만 원을 더한 뒤 유통망에서 제공할 수 있는 추가 지원금 15%를 더하면 115만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론상으로는 '공짜폰' 수준으로 갤럭시 S24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지만 이 혜택을 모두 보려면 월 13만 원 수준의 최고가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서 일부러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도 해야 한다.

이미 업계 일각과 서울YMCA 등 시민단체에선 "통신사를 바꾸지 않는 일반 기기변경 고객이나 장기 가입자에 역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존 장기 가입자는 결합 할인이나 선택 약정 할인을 통해 요금에서 할인받고 있다"며 "번호이동 과정에서 위약금 등 사업자 변경 비용이 있음을 고려하면 시장 원리에 상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알뜰폰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번호이동 지원금 도입으로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전환 비용 분석을 거쳐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이 부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알뜰폰 협회 등과 함께 알뜰폰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춰 시장에서 건전하게 성장하는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