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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고령화' 제주해녀, 명맥 끊길 판…"손주 시킬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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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해녀는 한 때 1만 4천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3천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대부분 고령층이고,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이대론 해녀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멍 난 잠수복 손질하고 수경 닦은 작업, 수십 년 째 아침마다 하는 일입니다.

[물에 들어가면 훤하게 보여. 이걸로 닦는 거…]

잠수병 막아주는 약, 처음 먹을 땐 무서웠지만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이거 먹어야 가서 머리도 안 아프고, 숨도 길게 쉬고.]

10살 소녀 때 시작한 일, 바다로 나가는 길은 늘 같은데 몸이 달라졌습니다.

[이문자/84세 : 이제 여든네 살인데, 70년 물질했는데. 힘이 많이 딸리지.]

[장인숙/76세 : (예전에는) '아주머니, 최고라서 (물속에서) 3분 살았어요' 그러는데, 지금은 1분 살기가 힘들어.]

기후가 바뀌면서 바다 속 환경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강명순/70세 : 물건이 옛날보다 많이 없어. 없어, 없어. 옛날에는 하루에 보통 30만원씩 벌었어. 많이 벌었지? 자랑하고 싶어.]

몸 힘들고 벌이 안좋은 이 일, 이제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장인숙/76세 : 있으면 '어서 오십시오' 하지. 이 할머니가 데리고 가서 가르쳐줄 테니까.]

제주 해녀는 3000명 안 남았고 96.6%가 50살 이상입니다.

나이대가 높아진 만큼 사고도 잦아졌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60대와 70대 해녀 둘이 숨졌습니다.

[이문자/84세 : 들어올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손주들 물질하라고는 못 하고.]

제주 상징 같은 해녀를 볼 수 있는 날, 얼마나 남았을지 알 수 없습니다.

[화면제공 제주도]

박현주 기자 , 문석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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