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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 7명 사망, 확전 높아져…"이스라엘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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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시리아 수도에서 이란 영사관이 폭격 당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며 가자지구 전쟁 확전 위기가 고조됐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재앙적 기아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상 경로로 구호 식량을 운반해 온 호주, 미국 등 출신 구호단체 직원들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1일(이하 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시리아에서 고위 군사 고문 역할을 수행하던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준장, 모하마드 하디 하즈 라히미 준장 등 고위 사령관 2명과 장교 5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자헤디 준장이 2016년까지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혁명수비대 국외 작전 담당 부대인 쿠드스군을 이끌었고 하즈 라히미는 그의 부관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는 이번 공격에서 이란 대사관 옆에 위치한 영사관 건물이 "이스라엘의 F-35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 6발의 표적이 됐다"며 사망자 중 대사관 직원이 포함돼 있고 시리아 경찰 2명도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온주의 정권이 이슬람 공화국 국기가 게양된 이란 대사관 공식 건물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AP>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관계자가 이번 공격으로 헤즈볼라 대원 1명도 사망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쪽은 관련해 공식 논평을 거부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민감한 정보 사안 논의를 위해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당국자 4명이 이스라엘이 해당 공격을 수행했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미국 CNN 방송에 "우리 정보에 따르면 이곳(폭격 당한 건물)은 영사관도 대사관도 아니다. 다마스쿠스에서 민간 건물로 위장한 쿠드스군 군사 건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을 천명했다. 1일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시온주의 정권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이란은 해당 공격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으며 침략자를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아크바리 대사는 "동일한 규모와 가혹함"으로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1일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의 연이은 실패로 정신적 균형을 완전히 잃었다"며 "다마스쿠스 내 이란 영사관 공격은 모든 국제 의무와 협약 위반이며 시온주의 정권이 이 행동의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범죄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수년 간 지속돼 온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그림자 전쟁'을 표면으로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핵 과학자 및 무기 시설을 공격하는 비밀 작전을 벌였다고 알려졌고 이란은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무장 세력을 구축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국장은 "이란과 이스라엘은 항상 그림자 전쟁을 벌여 왔지만 이는 더 이상 그림자 전쟁이 아니다. 전면에 드러났다"며 "우리는 새 영역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란다 슬림 선임 연구원도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에게 '너희의 전방 방어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격"이라며 "이스라엘은 그들에게 '우리는 새 영역에 있고 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언제든 타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새넘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번 공습은 이란을 방어적으로 만들고자 의도적으로 설계된 가장 심각한 확대"라며 "이스라엘의 전쟁은 하마스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 여러 단체를 악화시키고 억제하기 위해 매우 분명하게 '저항의 축'을 공격하려 설계됐다"고 짚었다.

이번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 확전 위기감에 또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뒤 헤즈볼라는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과 제한적 교전을 벌이고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맨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팔레스타인 지원을 명목으로 상선을 공격하고 있어 이미 확전의 불씨는 퍼져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헤즈볼라에 이스라엘에 대한 더 큰 규모의 공격을 지시하거나 친이란 무장 세력의 역내 주둔 미군 기지 공격을 재개하도록 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군 기지 공격은 지난 1월 요르단 내 미군 기지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한 뒤 잦아들었다.

시리아 전문가인 찰스 리스터 중동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이번 공격 갈등의 "엄청난 발전이자 중대한 확대"라며 "대응이 있을 것은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관건은 보복 공격의 대상이라며 "이스라엘 행동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을 표적으로 삼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전적을 고려할 때 시리아, 그리고 아마도 이라크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놀라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동 전문가인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쿡 선임 연구원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대리인들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 미군을 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란은 또 헤즈볼라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도록 직접 지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지금까지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직접 대결을 꺼려 왔다는 점을 고려한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로이터>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알터만 중동 국장이 이스라엘은 해당 공격을 오히려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억지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물러서려 하면 위협이 줄어들지 않고 더 커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런 일을 주기적으로 벌이면 적이 억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예상보다 강하게 밀어 붙이지 않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반발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보복이 있을 것이지만 예상과는 다를 수 있다. 미사일보다 일종의 사이버 공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에즈 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대응해도 대응하지 않아도 "위험"이 수반된다고 봤다.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거나 거의 대응하지 않으면 약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여 더 많은 공습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혹은 미국의 이익에 직간접적으로 반하는 대응도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자지구에 해상 경로로 식량을 전달하던 구호단체 직원들이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사망하며 단체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2일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팀원 7명이 사망했고 이 지역 활동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망자엔 미국과 캐나다 이중 국적자, 호주, 폴란드, 영국 국적자와 팔레스타인인이 포함됐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군의 봉쇄 및 검문, 구호 전달 체계 파괴, 치안 공백 등으로 가자지구 북부에 구호 물자가 거의 전달되지 못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난달부터 지중해를 통해 가자지구에 배로 구호 식량을 전달해 왔다.

월드센트럴키친은 단체 표식이 새겨진 차량을 이용했고 이스라엘군과 동선을 조율했음에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 창고를 떠나던 중 피격 당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당시 배를 통해 들여 온 100톤(t) 이상의 구호 식량을 하역한 참이었다. 단체는 "이는 월드센트럴키친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식량이 전쟁 무기로 사용되는 가장 끔찍한 상황에서 나타난 인도주의 단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스라엘군이 관련해 "최고위급에서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일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가 보안 당국이 국가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할 경우 외국 뉴스 네트워크를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 있게 하는 소위 '알자지라 금지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법에 따라 총리와 보안 내각의 승인을 거쳐 통신부 장관은 45일간 해당 언론사 폐쇄 명령을 내리고 장비를 압수할 수 있게 된다. 추가 45일의 연장도 가능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이 "하마스를 위한 선전"을 전세계에 방송하고 민감한 정보를 적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알자지라 방송 활동이 "즉시 중단"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쪽 주장을 "거짓"이라고 비난하고 이러한 주장이 직원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프레시안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이 폭격 당한 뒤 현장에서 응급 및 보안 요원들이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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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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