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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친명 현역 박성준 vs 4선 도전 이혜훈…주민 관심사는 부동산 [총선 핫플레이스 중-성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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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와 국민의힘 이혜훈 후보. 박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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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네도 그렇겠지만 여기는 정치 얘기하면 진짜 큰 싸움 나요.”

7일 서울 중구 약수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63)씨에게 지역 표심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최씨는 조심스러운 듯 작은 목소리로 “여긴 어느 당을 일방적으로 밀어준 적이 없는 곳”이라며 “여야 지지자가 딱 반반으로 갈려서 섣불리 정치 성향을 드러낼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중-성동을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스윙 보트’(swing vote·경합)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 중구 단일 지역구였을 당시 18대와 19대 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호준 후보가 번갈아 당선됐고, 중-성동을이 된 뒤에도 20대와 21대 때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가 역시 교차해 당선됐다. 16년 동안 재선 의원이 없었을 만큼 표심이 한 쪽으로 쏠려있지 않아 선거 때마다 팽팽한 접전이 벌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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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신금호역 앞에서 주민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박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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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선 JTBC 앵커 출신의 친명계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 하태경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당내 경선에서 꺾고 4선 고지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이혜훈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도 막판까지 결과는 안갯속이다. 지난 1~2일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5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무선 전화면접)에서 박 후보는 43%, 이 후보는 41% 지지율로 경합을 벌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7일 이곳에선 최근 국민의힘이 열세에 몰렸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장충동 주민 송준호(65)씨는 “원래 투표를 안 하려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강남 3구 빼고 다 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투표하러 가기로 했다”며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얻어 입법 독주하는 걸 또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도 지지층 독려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본투표 전 마지막 주말인 지난 6일 첫 유세 일정으로 중-성동을을 찾았다. 금남시장 앞에서 만난 정우진(47)씨는 “이 대표가 어제(6일)도 여기 와서 유세하는 걸 보고 꼭 투표장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결과가 뒤집히면 안 되니 주변에도 투표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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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혜훈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박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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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표를 사흘 앞두고 양 진영은 총력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신금호역 앞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유세 차량에 올랐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임 전 실장은 이웃 지역구인 중-성동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배제됐다. 박 후보는 임 전 실장의 손을 잡고 “한 표가 아쉽다는 심정으로 투표장에 가서 정권에 회초리를 들어달라”며 “대한민국 중심지 중-성동을에서의 승리가 대한민국의 승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도 ‘원팀’ 전략으로 맞섰다.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였던 3선 중진 하태경 의원이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하 의원과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파이팅”을 외쳤다. 이어 이 후보는 지역구 학부모들과 만나 “제가 지금은 백수라 여러분이 계급장을 달아주셔야 일할 수 있다”며 “지역 발전은 저 혼자 이룰 수 없으니 같이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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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지역 유권자 표심을 움직일 최대 변수로는 부동산 공약이 꼽힌다. 오래된 주택 단지 재개발을 앞둔 중구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성동구가 하나로 묶인 선거구인 만큼 주민들은 부동산 공약에 주목하고 있다. 약수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신모(54)씨는 “20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신당동 일대 재개발 사업이 최근 탄력을 받아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며 “여느 선거 때보다 부동산 공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이런 지역 여론에 화답하듯 두 후보 모두 부동산 관련 입법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16억원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는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신속화와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공약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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