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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모기 출현 두 달 빨라졌다…온난화 지속 땐 ‘뎅기열’ 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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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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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기들의 본격적인 활동 시기가 두 달 여 가량 앞당겨졌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온 상승 시기가 빨라지면서 모기 번식 활동도 활발해진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따뜻하고 습한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는 양상을 띄면서 열대지방에서 주로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뎅기열’ 등의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작은빨간집모기’ 출현이 잇따르면서 지난달 30일 전국에 ‘일본뇌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작은빨간집모기는 집모기 가운데 가장 흔한 종으로, 질병관리청은 다른 모기에 비해 월동을 빨리 끝마치는 이 모기가 최초 채집되는 때를 그해 모기의 활동 시작 시점으로 본다.



이 모기는 통상적으로 기온이 낮아지는 11월 둘째주부터 성충 상태로 월동에 들어갔다가, 기온이 13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5월 말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첫 등장 시기가 3월 말~4월 초까지 앞당겨지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로는, 2022년(4월11일)을 제외하고, 작은빨간집모기가 줄곧 3월 말이면 첫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후위기의 영향 등으로 기온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14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되는 등, 지난해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에 이어 올 봄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은 “모기뿐만 아니라 매미나방, 꽃매미 등의 해충도 월동해서 깨어나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며 “모기 등 해충의 일대기가 길어지는 만큼 산란 횟수도 늘어 피해가 클 것이다”고 전했다.



모기의 활동 시기가 당겨지면서 모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 질병 전파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최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뎅기열’이 국내에 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뎅기열은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매개 모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동규 고신대 교수(보건환경학)는 “(뎅기바이러스가 토착화하려면) 흡혈을 통해 뎅기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성충이 다음해 1월까지 살아있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1월 평균 기온이 낮기 때문에 대부분 다 죽는다”면서도 “온난화가 지속돼 우리나라 1월 평균 기온이 10도 이상 되면 모기들이 살아남아 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후분류학상 아열대권에 속하는 제주도의 올 1월 평균기온은 7.8도로, 10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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