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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원·엔 동시 추락에...한·일 재무장관 “심각한 우려” 구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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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넘겼던 원·달러 환율, 소폭 하락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7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13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장중 1400원대를 돌파했던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달러 초강세로 인해 원화를 비롯해 일본 엔화 가치도 큰 폭으로 떨어지자, 한·일 재무장관은 적극적으로 외환시장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다.

조선일보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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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17일 오전 10시6분 기준 1388.85원에 거래중이다. 전날보다 5.65원 하락한 것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 선을 넘어섰다. 1400원대 환율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세 차례를 빼면 없었을만큼 이례적인 현상이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2엔 오른 154.70엔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도 34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만큼 초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화와 엔화 가치가 큰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물가와 중동 불안 영향이 크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기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수록 달러 가치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것도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높이고 있다.

외환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한국과 일본의 재무장관들은 적극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일본의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이 1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면담을 갖고, “최근 양국 통화의 가치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일 재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와 엔화 가치가 더 크게 하락하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두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계기로 16일 워싱턴 DC에서 면담했다. 최 부총리는 취임후 처음으로 스즈키 재무장관과 만나 최근 세계 경제 동향과 양자, 다자 무대에서의 양국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장관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양자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기재부는 “(한·일 재무장관이) 국제, 역내 이슈에 있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인 양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양국 재무부는 G20,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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