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약국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이후 의약품 부족이 2배 이상 악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의료보건 싱크탱크 너필드 트러스트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제약회사에서 나온 의약품 재고 부족 경고가 1천643건이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브렉시트 전인 2020년 648건의 약 2.5배다.
영국은 지난해부터 2형 당뇨, 간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심각한 부족을 겪고 있다.
일부 의약품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부족하다고 약사들은 경고한다.
폴 리스 영국 전국약국협회(NPA) 회장은 "환자에게 공급 부족은 실질적이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며 "약사가 재고를 찾아 하루에 몇 시간씩 매달리지만 환자를 그냥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물가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안보불안 등으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이어졌지만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로 공급망의 취약성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이번 보고서는 지적했다.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산하의 유럽의약품청(EMA)과 결별하고 직접 의약품 승인을 시작한 데다 세관 통과 요건도 강화되면서 기존에 원활했던 의약품 공급까지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해 승인된 의약품 중 56건은 영국에서 EU보다 승인이 늦었고 8건은 영국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에 영국에서는 EU보다 신약 출시가 늦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대한 공급을 전면 중단한 기업도 일부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최근 EU 회원국이 글로벌 의약품 품귀 현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기 때문에 영국이 각 제약업체의 공급 순위에서 뒤로 밀리면서 향후 공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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