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HBM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와 협업해 6세대 HBM인 HBM4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거인들의 전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3E 샘플과 관련한 엔비디아의 테스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HBM3E의 8단(D램을 8단으로 쌓음) 제품과 함께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샘플을 엔비디아에 동시에 제공했고, 막바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8단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한 12단 제품에 대한 삼성전자의 기대감이 높다는 전언이다. 12단은 업계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 제품으로 24기가비트(Gb)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제작했다. 엔비디아가 예상보다 이른 올 상반기 내에 삼성전자의 HBM3E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제품 공급을 받는 게 유력시되면서, 삼성의 HBM시장 점유율 확대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HBM3E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와 함께 차세대인 HBM4 개발을 두고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TSMC와 협력해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를 개발하기로 하고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두 회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HBM의 생산 경쟁이 한층 가중되고 판매가격 하락 등이 불거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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