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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친윤계가 원내대표로 이철규 미는 이유 ①특검 이탈표 관리②‘찐명’ 박찬대 상대③대통령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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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25일 영입인재 낙천자들과 조찬모임을 하기 위해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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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친윤석열(친윤)계가 내달 3일 선출할 첫 원내대표로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3선)을 띄우고 있다. 이 의원이 해병대 채 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해 당내 이탈표를 관리할 사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유력한 ‘찐명’ 박찬대 의원에게 강하게 맞설 사람, 윤석열 대통령과 무난하게 소통할 사람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는 친윤계 핵심이 원내 사령탑에 오르면 국민들이 당을 구제불능으로 볼 것이란 우려가 친윤계에서도 나온다. 당내 신망이 두터운 김도읍 의원(4선) 등 경쟁자가 나서느냐가 판세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주변에서 역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있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친윤계에서는 이미 그의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본인이 해보고 싶고, 본인이 돼야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최근 영입인재와 영남·비윤계 등 여러 당선인 그룹을 접촉하는 것도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영입인사 당선인들과 만남에선 원하는 상임위를 들으며 의원 활동에 대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은 원내대표의 몫이다.

당에선 이 의원이 친윤계 단일 후보가 되면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현역 불패’ 분위기에서 영남 쪽 친윤계 다수가 살아돌아왔고, 이 의원이 총선 전 인재영입위원장, 공천관리위원을 지내며 초선 당선인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이다.

총선에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친윤계가 이철규 카드를 꺼내든 것은 현재 여당 의석이 108석으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효력을 지킬 100석에 간당간당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도 여당에서 8석 넘게 이탈표가 나오면 재투표에서 의결될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신뢰하는 핵심 측근이자 당내 정치력이 있는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첫 원내대표가 박찬대 의원으로 정해지는 분위기에서 그에 맞설 상대로 이 의원을 꼽기도 한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찐명’인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민주당 강경 기류를 그대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대치 국면에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맞상대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3년이나 남은 정권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이랑 불협화음이 나면 지지율은 더 떨어진다”며 “이철규가 강하게 쑥쑥 들어오는 대통령과 잘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당선인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의원들 총의를 모아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데, 이 의원이 친윤이기 때문에 원내대표를 맡아선 안된다면 어떤 의원이 할 수 있겠나”라고 이 의원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 비윤 당대표와 친윤 원내대표로 균형을 맞추면 된다, 영남에서 원내대표가 나오면 ‘도로 영남당’이라 강원 출신이 낫다는 논리도 동원된다.

친윤계에서도 우려는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의원이 선거에 책임이 있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분인데, 다시 나오면 국민이 용납하시겠나. 우리 당을 구제불능으로 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비윤석열계에선 보다 강한 비판이 나온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권 심판을 초래한 대통령 심복이 반성과 자숙은커녕 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대통령의 인식이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종전처럼 하수인을 내세워 당을 좌지우지할 생각이 아니라면 민심을 거스르는 일련의 행태를 자제시켜야 한다”면서 “보수회생의 골든타임을 걷어찬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되고, 몰락한 정권의 주역들은 폐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내에서 이 의원에 맞설 상대로는 원내수석부대표,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거친 김도읍 의원이 꼽힌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주변의 출마 권유가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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