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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4년 뒤 161조원 시장"...기술 들어가니 더 크고 화려해진 화장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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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 혁신기술 도입으로 뷰티시장 급성장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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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테크 시장규모/그래픽=조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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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테크 시장규모는 2023년 591억4000만달러(82조원)에서 연평균(CAGR) 14%씩 성장, 2028년 1161억7000만달러(161조원)로 커질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의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특히 피부 건강이나 미용에 관심이 많고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에도 개방적인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용·뷰티 분야가 AI(인공지능) 등 혁신기술을 만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혁신기술들이 뷰티 제품의 '초개인화'를 가능케하고 병원 수준의 전문 뷰티 서비스의 가격장벽을 허물고 있어서다.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로 집에서 피부과 시술 수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한 스타트업 에이피알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뷰티 유니콘'으로 도약했다. 제2의 뷰티테크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뛰어드는 가운데 전통적인 화장품 대기업들도 혁신기술을 적극 도입, 변신을 꾀하고 있다.


AI 도입해 '초개인화' 물꼬…로레알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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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이 올해 초 CES2024에서 공개한 대화형 화장품 추천 AI챗봇 '뷰티 지니어스'/사진=C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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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테크 업계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신기술은 AI다. AI를 활용하면 그동안 어려웠던 '초개인화'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어서다. 업계는 개인화된 제품일수록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하다고 보고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으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제품을 찾아주는 AI는 개인화를 위한 만능 기술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업력 115년의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올해 초 CES 2024 기조연설에서 AI를 제일 먼저 들고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레알은 CES에서 로레알판 챗GPT인 '뷰티 지니어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현재 상태를 입력하거나 사진을 찍어 올리면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AI다.

아모레퍼시픽도 AI 기반 초개인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맞춤형 화장품 전용 브랜드 '커스텀미'의 '비스포크 에센스' 등이 대표적이다. 앱을 통해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주름, 색소 침착, 모공 등 피부 상태를 분석해 개인별 최적의 성분으로 조합한 화장품을 만들어 배송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은 색조화장품 등으로 AI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은 뷰티테크 중에서도 AI를 결합한 미용·화장품 시장규모가 2021년 27억달러에서 2030년 133억4000만달러로 연평균 19.7%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에는 소형 가전이나 기기에서도 고성능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R&VR기술·피부과 대체할 홈 디바이스들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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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의 홈 뷰티 디바이스 4종. 에이피알을 뷰티 유니콘으로 이끈 제품들로 평가받는다/사진=에이피알


AR·VR(증강·가상현실)도 뷰티업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소비자가 제품 효과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상품 구매의 시행착오를 줄이면 더 많은 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LG생활건강이 맞춤형 염모제를 내놓으면서 AR·VR로 염색 후 모습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로레알이 인수한 모디페이스, 대만의 퍼펙트 등도 AR·VR 기술을 활용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뷰티 가전제품들도 탄생하고 있다. 미세전류, 초음파 등 기술을 이용해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피부에 효과적으로 침투시키는 제품들이다. 이들은 피부과 시술 수준의 효과를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LG전자의 프라엘, 동국제약의 마데카 프라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뷰티테크 중에서도 '홈 뷰티'로 분류된다. 리서치앤드마켓은 글로벌 홈 뷰티시장이 2022년 140억달러에서 2030년 898억달러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피부관리에 대해 소비자들의 높아진 수요를 합리적인 가격에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혁신기술 내세워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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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뷰티테크 스타트업들/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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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시장이 테크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면서 스타트업의 도전도 빨라지고 있다. 전통적 뷰티기업들이 아직은 혁신기술을 보조수단으로 삼는데 비해 이들은 혁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뿐 아니라 오픈이노베이션 등 협업도 적극적이다.

룰루랩, 릴리커버, 닥터케이헬스케어, 아트랩이 대표적인 AI 활용 뷰티테크 스타트업이다. 룰루랩은 사용자의 모공, 주름, 여드름 등 10가지 피부 항목을 촬영해 AI로 상태를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클리닉, 에스테틱, 피부과의 미용 서비스를 추천하고 교원웰스 등 대기업의 뷰티 디바이스의 솔루션을 고를 수 있게 한다.

릴리커버는 전용 피부진단 기기와 맞춤형 화장품 조제 로봇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술의 기반은 AI에 있다. 진단기기를 통해 측정한 피부 상태를 AI로 진단하고, 제조할 맞춤형 화장품의 성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닥터케이헬스케어와 아트랩도 AI를 이용해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작당모의미러로이드는 AR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작당모의는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한 뒤 다양한 색조 화장품을 가상환경에서 사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퍼스널 컬러를 손쉽게 확인하고 색조화장품 구매 시 실패 확률을 줄여준다. 미러로이드는 미용실 거울에 AR 기술을 접목해 가상의 헤어스타일을 적용해보고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지템, 레지에나는 뷰티 디바이스를 제조한다. 이지템은 미세전류로 화장품 흡수를 돕는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제품 OEM 제조를 맡아온 벤처기업이다. 비접촉 체온계 등 의료기기를 개발해오다 최근 에이피알의 메디큐브가 성공하면서 뷰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레지에나는 집속 초음파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 탄력을 개선해주고 화장품 성분 흡수를 돕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뷰티도 테크도 강한 한국, 기회 커"…정부도 지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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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이 지난해 개최한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사진=로레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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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국내 뷰티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뷰티테크의 양축인 화장품 분야와 테크 분야의 기술력이 모두 우위에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AI 등 혁신기술의 수준도 상당하다"며 "뷰티 산업에 부는 테크 열풍에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도 뷰티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특히 AI 등 기술 스타트업들이 화장품 대기업들과 협업할 경우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부터 로레알과 함께 '로레알 빅뱅 오픈 이노베이션'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지난 2월 뷰티 분야 대기업과 AI스타트업들을 만나 뷰티테크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박 차관은 "뷰티 분야는 AI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혁신 사례"라며 "글로벌 뷰티시장 선도를 위해 첨단 산업과 기존 산업이 융합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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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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