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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쿠팡 김범석 "韓 낮은 유통 진입장벽 실감...국산 제품 22조 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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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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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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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올해 1분기 9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며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 진출로 낮은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을 실감했다"며 "한국산 제품 22조원어치 사들이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과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이 분기 매출에서 9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매출은 지난해 말 인수한 파페치 매출(3825억원·2억8800만달러)이 반영된 것으로, 파페치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 2022년 2분기 당기순손실(-952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순이익을 내다 이번에 7분기 만에 24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31억원(4000만달러)을 내며 전년 동기(1362억원)과 비교해 61% 하락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은)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5600억달러(약 761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며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으며, 그 어떤 산업보다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객은 구매할 때마다 새롭게 선택을 하고,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소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우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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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커머스 진출로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록인'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을 확대하고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실제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을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17조원(130억달러) 규모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에 대한 혜택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 의장은 무료 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등에 올해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며 "최근 전국 와우 회원에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가장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앴다"고 했다.

김 의장은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와 로켓그로스 사업을 통해 더 다양한 로켓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한편, 중소 제조사들에겐 로켓배송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기회를 제공해 유의미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그는 "이번 분기 로켓그로스 판매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했다"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프라와 기술 투자 없이도 빠르고 무료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천명의 판매자에게 중요 지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켓그로스 판매자의 80% 이상은 로켓그로스를 시작한 이후, 90일 이내에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3% 늘어났으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2150만명을 기록했다. 김 의장은 "새로운 활성고객 증가는 향후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파페치 관련, 김 의장은 "파페치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연말까지 연간 조정 에비타가 흑자에 근접하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분기에 1월 말 인수를 완료한 파페치 사업이 실적에 포함(2~3월 분)된 1분기 매출은 3825억원으로, 파페치로 인한 손실(1억1300만달러·1501억원,세금제외), 조정 에비타 손실(3100만달러·411억원) 등이 발생했다. 쿠팡이츠, 대만 사업,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 매출은 6억2000만달러(823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억4200만달러)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1억8600만달러(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4745만달러 손실)와 비교해 4배 확대됐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됐고 파페치 통합으로 인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페치가 성장 사업에 편입되면서 성장 사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올해 7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쿠팡이츠 무료배달을 시작한 지난 3월 전년 대비 고객과 주문 수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대만에서는 지난해 기준 2만1000개 이상의 한국 공급업체가 대만 시장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4년은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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