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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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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종부세 면제”···박찬대 원내대표의 파격 발언, 배경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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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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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실거주용 1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검토 필요성을 시사한 발언을 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론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박 원내대표가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이라는 점에서 대선 재도전을 앞둔 이재명 대표의 장기적 포석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당내에선 ‘부자 감세에 동조한다’는 비판 여론도 감지됐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 수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이념적 틀에서 부동산 세제를 밀어붙여 실패를 경험했다”며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의 파장이 확산하자 박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검토는 필요하다는 이야기”라며 당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개인 의견으로, 확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서울·수도권 의원들 중심으로 종부세 부과기준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완화론’이 지속했다. 2022년 대선 패배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지목되면서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도 이러한 인식의 연장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서울 강남 3구 이외에 최대 격전지로 꼽힌 ‘한강 벨트’ 9개 지역구 중 마포갑, 동작을, 용산에서 패했다. 종부세 부과 대상 아파트가 밀집해 ‘부동산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발언 주체가 박 원내대표라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 중에서도 ‘찐명(진짜 친이재명)계’로 불리는 강성 인사인 만큼 이 대표와 조율을 거쳐 나온 발언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 대표의 대선 재도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1주택을 오래 보유한 저소득층·노인 가구의 종부세 납부를 연기하겠다고 공약했다. 친명계인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10일 MBC라디오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워낙 올라가니 종부세 대상 기준이 상당히 많아졌다. 그 부분을 조정할 필요성은 늘 있었다”고 했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진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상징과 같다는 점에서 당내 반발 기류도 읽힌다. ‘부자 감세’를 비판해 온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종부세 자체가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거나 12억 이상 되는 집을 가진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인데 1주택자라고 해서 감세해주자는 건 결국 부자 감세가 아니면 뭐냐”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무주택자 비율이 45%인 상황에서 이들의 주거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종부세 깎아줄 궁리만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했다.

내로남불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종부세 완화론에 불을 지핀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 시절이던 2021년 11월 “(종부세는) 세계가 부러워할 K-세금”이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첫해인 2022년 정부가 추진하는 종부세 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을 ‘초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당론으로 반대했다. 민주당은 또 정부가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기존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특별공제를 추진하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선거도 중요하지만 정책 일관성도 중요하다”며 “특히 원내대표가 말을 이랬다저랬다 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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