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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우즈벡에 부는 ‘한술’ 바람…척추 신경성형술 새로운 선진 의료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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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병원 탐방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

중앙일보

부하라 힘찬병원이 최근 우즈베키스탄 최초로 척추 비수술 치료법인 신경성형술을 도입하며 본격적인 전문 진료에 나섰다. [사진 힘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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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진의 실력을 믿습니다.”

지난 2일 오전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 허리 통증으로 척추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던 현지 환자들은 한국 의료진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날 부하라 힘찬병원엔 평소보다 많은 환자가 모여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의 힘찬병원 의료진이 이곳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병원을 찾은 거였다.

이날 부하라 힘찬병원은 척추 비수술 치료법인 ‘신경성형술’을 우즈벡 최초로 시행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선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박혜영 상원의료재단 이사장과 함께 허준영 목동힘찬병원 원장 등이 부하라 동행 길에 올랐다. 한국 의료진에 대한 환대는 병원 곳곳에서 드러났다. 현지 의료진들은 부하라 힘찬병원 입구 앞에서부터 한국 의료진에게 열렬한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원장은 “우즈벡에선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지만, 대부분 약물이나 절개를 통한 수술법으로 척추 질환을 치료한다”며 “이번 신경성형술 도입이 우즈벡에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법과 선진 의료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척추 신경성형술 우즈벡 최초 도입



시술 전 의료진은 병실을 돌며 환자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첫 시술인 만큼 염려가 클 법한데도 환자들 모습에선 긴장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허 원장은 “신경성형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장점을 갖고 있다”며 “한국에선 척추 질환 치료에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의료진은 신경성형술 외에도 신경근차단술과 양방향 척추 내시경 등 다양한 최신 척추 치료법을 현지 의료진에게 전수했다. 이번 방문 기간 한국 의료진에게 치료받은 현지 환자는 18명이다.

치료는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신경성형술을 받은 이크라모브 무로드(36)는 “그동안 허리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했는데 시술을 받고 하루 사이에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며 “실력 있는 한국 의사가 직접 시술해 줘 더욱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힘찬병원 의료진은 글로벌 의료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인 ‘나눔의료’도 실천했다. 이 대표원장은 “앞으로 현지 의료 취약계층을 위해 나눔의료를 더욱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하라 힘찬병원의 행보는 ‘최초’와 ‘끈기’로 요약된다. 2019년 11월 첫발을 뗀 부하라 힘찬병원은 100병상 규모의 지상 3층 건물로 조성된 준종합병원이다. 중앙아시아에서 국내 민간병원이 단독 투자를 통해 설립한 최초의 의료기관이기도 하다. 이 대표원장은 부하라 힘찬병원에 ‘한국형 의료시스템’을 이식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개원 전부터 한국 의료진을 다수 파견해 진단부터 수술, 재활까지 하나하나 손봤다.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선진 의료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했던 우즈벡에서 부하라 힘찬병원이 단비 같은 존재로 인식되는 이유다.



“한국 의사가 직접 시술해줘 만족”



병원 운영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개원 직후부터 환자를 받기 힘들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 의료진의 파견도 중단됐다. 사실상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불가능했다. 수익성만 생각했다면 병원 운영을 유지해선 안 됐다. 이 대표원장은 “우즈벡의 의료 환경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낙후돼 있어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었다”며 “수익보단 우즈벡에 환자를 살리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우즈벡 안착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각종 수술 재료를 허가받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이 대표원장의 끈기와 뚝심은 또 하나의 최초 타이틀을 만들어냈다. 이 대표원장은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힘겨운 시간을 끝까지 버텼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힘찬병원은 현지의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 개원 당시만 해도 우즈벡엔 재활치료의 개념이 미미했다. 물리치료 역시 간호사가 가볍게 마사지를 행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부하라 힘찬병원이 들어선 지 5년 차가 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재활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뿐더러 물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로 대기열이 생기기도 한다. 정부와 각종 의료·교육기관에서도 협력 요청이 쏟아진다. 지난 3일 힘찬병원은 부하라국립대와 지속적인 협력과 교류를 약속하는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 대표원장은 “한국 의료 술기를 우즈벡 환자들에게 적용하고 K­메디컬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힘껏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하라=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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