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거리에서 시민이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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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스타벅스·맥도날드 등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컵 9억 4000만개가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렬로 눕히면 10만 8100㎞(384mL 일회용컵 높이 11.5㎝ 기준)로, 지구 둘레의 2.7배 수준이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량 감축을 위해 환경부와 협약한 17개 프랜차이즈 카페·패스트푸드점에서 집계한 지난해 일회용컵 사용량은 9억 3989만여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종이컵은 약 3억 8220만개, 플라스틱 컵은 5억 5769만여개다.
지난해 사용량은 코로나19로 일회용컵 사용량이 폭증하기 전인 2019년(7억 7311만개)보다 21.6%가량 많다. 2019년~2022년 사용량을 집계한 프랜차이즈는 19개 브랜드로 지난해보다 2개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의 일회용품 사용량은 더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회용컵 회수율(사용량 대비 회수량)도 줄었다. 2019년 19.4%였던 회수율은 지난해 4.7%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9년 회수된 일회용컵은 1억 5000만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403만 개로 줄었기 때문이다. 일회용컵 사용량은 늘어난 반면, 프랜차이즈 업체로 회수된 일회용컵은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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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소비량 증가·코로나19 종식, 일회용컵 사용량↑
김영옥 기자 |
환경부는 일회용컵 회수량과 회수율이 줄어든 것은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자체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일회용컵 회수는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이뤄지는데, 협약 브랜드들이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회수율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일회용컵 사용량이 늘어난 이유로는, 커피 소비량 자체가 증가했고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커피를 외부에서 마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커피 소비량이 늘었기 때문에, 커피 테이크아웃 이용량도 늘어나고 일회용컵 사용량도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363잔에서 지난해 405잔으로 집계돼 11.5%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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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보증금제 제주서 효과…전국 확대 시행해야”
2022년 12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으로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 마련된 매장 외 컵 반납처에서 직원들이 키오스크에 빈 1회용 빈컵을 등록, 반납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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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일회용컵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세종시와 제주도에서 시범 시행하고 있다. 보증금제는 일회용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300원을 돌려주는 제도다.
제주도에서는 2022년 12월 시행 이후 반환율이 한때 78.5%까지 올라갔지만, 지난해 환경부가 정부의 전국 확대 시행(2025년) 방침을 철회한 이후 정책 동력을 잃으며 주저앉았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월 반환율은 60.7%로 집계됐다. 매장 참여율도 한때 96.8%까지 올라갔지만 1월 54.7%로 내려갔다.
환경부는 매장의 ‘자발적 감축’으로 일회용기 사용을 유도한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보증금제를 확대하고 매장 내 일회용기 사용을 규제하는 플라스틱 저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카페 매장 수도 늘고 소비량도 늘면서 일회용컵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며 “자발적 감축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고, 제주도에서 회수율이 올라갔듯 규제의 틀 속에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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