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토론위 방식 아닌 TV토론 제안, 트럼프 즉각 수용
지지도 끌어올릴 목적…실패해도 만회할 시간 여유 있어
미국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과 민주당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우)의 모습. 2023.11.0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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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 토론을 앞당겨서 하자고 제안, 첫 일대일 토론이 다음 달에 열린다. 지지도에서 뒤지는 바이든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이 제안을 하고, 언제 어디서든 토론하자고 큰소리쳐온 트럼프의 경우 무대에서 둘의 충돌 모습을 보여 인기를 더 얻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첫 대선 토론을 3개월 앞당기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신속하게 받아들였다. 2024 대선에 미국인들의 관심이 쏠리도록 하기 위해서였는데 바이든의 참모들은 오래전부터 트럼프-바이든 재대결의 실현이 대통령의 하락한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트럼프는 제안을 수락하자마자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내가 지금까지 직면한 최악의 토론자'라며 바이든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호의를 베풀었다. 트럼프가 토론 상대로서의 바이든의 능력을 깎아내려 두면 실제 토론에서 바이든이 약간만 잘해도 매우 잘한 것 같은 효과를 준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그가 "두 문장을 합칠 능력도 없다" "사기꾼" 등의 표현을 쓰며 대통령을 비하했다.
NYT는 바이든의 조기 대선 토론 승부수가 81세의 90분간 생방송 토론 모습을 보임으로써 고령 논란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전통적인 세 번의 토론이 아닌 두 번의 토론에 합의함으로써 위험 노출을 적절히 줄이기도 했다. 토론을 선거일보다 한참 앞서 잡음으로써 두 사람 다 토론에서 원하는 목적을 못 얻었더라도 만회할 시간도 있다.
6월에 78세가 되고, 공화당 예비 토론회를 모두 불참했던 트럼프는 바이든을 무대 위에서 만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때문에 바이든의 제안이 있은 지 몇 시간 만에 양측은 양당 전당대회 시작 전인 6월 27일 애틀랜타에서 CNN이 주최한 토론과 대선 사전투표 개시 전인 9월 10일 ABC 뉴스와의 토론에 공개적으로 동의했다. 공화당은 7월,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정·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데, 이례적으로 전당대회 전부터 유력 후보들이 격돌하게 된 셈이다.
이번 합의가 놀랄 만큼 빨리 이뤄질 수 있었던 데는 공식 제안에 앞서 두 선거 캠페인의 고위 관계자들이 이를 논의해 왔기 때문이라고 정통한 4명의 관계자가 전했다. 양 캠프는 1988년부터 이 행사를 감독해 온 대선 토론 위원회(CPD)를 우회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번 토론은 이로써 CPD 주관이 아니다. 전통적인 대선 토론이 아닌 청중 없는 TV 토론 형식이 되어 TV시청자들이 오롯이 두 사람의 말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원래 토론위는 9월과 10월에 세 차례 토론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또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나 다른 무소속 후보나 제3의 후보 없이 바이든과 트럼프만 직접 대결하기를 원했다. 기분이 상한 케네디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경쟁자들이 '공모'하고 있다며 “그들은 내가 이길까 봐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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