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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강자' 택했다…우원식, '대세론' 추미애 제치고 국회의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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禹, 예상 깨고 22대 전반기 의장 후보로 선출
인위적 교통정리 '반발'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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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의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우 의원이 이재명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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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제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명심'을 등에 업은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에게 당심까지 몰리는 듯 했지만 우 의원의 저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성' 추 당선인보다 우 의원은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우 의원도 '중립'이나 '협치'가 아닌 민심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 수위는 21대보다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1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열었다.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적 의원 169명 중 우 의원이 과반 득표를 얻어 추 의원을 제쳤다.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의 이학영 의원이 결선 투표를 거치지 않고 당선됐다. 우 의원과 이 의원은 내달 5일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각각 국회의장과 부의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당초 당 안팎에선 6선의 추미애 당선인이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6선 조정식 의원과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5선 정성호 의원이 중도 사퇴하면서 표심이 추 당선인 쪽으로 모이는 기류가 읽혔다.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이 대표의 측근이 조 의원과 정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추미애 대세론'이 탄력을 받는 듯 했으나 예상을 깨고 우 의원이 당선됐다.

우 의원은 고 김근태 고문 계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 활동하다 17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에서 '을(乙)지로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로 선출돼 대야 협상을 무난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경험으로 당내 신망도 두터운 편이고, 의원들과의 스킨십 역시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으로 알려졌지만 당대표 직속 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기도 해 이 대표와도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 의원이 후보로 선출된 배경에는 추 당선인의 선명성에 대한 부담감, 또 인위적 교통정리에 대한 반감 등이 일정 부분 있던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으로 추윤갈등을 거치며 쌓았던 강성 이미지에 '사이다'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일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또 추 당선인이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거나 윤석열 정권에 대한 공격을 거칠게 하다 보면 이재명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고 한다.

후보군이 정리된 것 역시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우상호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5선, 6선쯤 되는 중진 의원들이 처음부터 나오지 말든가,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저는 사실 자괴감 같은 게 들었다. 보도된 것처럼 박찬대 원내대표나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혹은 본인의 어떤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교통정리설'을 겨냥했다. 의도된 것처럼 보이는 단일화가 일종의 거부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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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열었다. 우 의원과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의원이 국회의장단 후보로 선출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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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두 명을 중간에 드롭시킨 거에 메시지가 굉장히 강렬했다. 본인의 강한 캐릭터와 과거에 보여줬던 모습에서 보여진 불신 등이 섞인 종합적인 결과물"이라며 "의원들에 대한 개인적 접촉이나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소홀히 한 건 아닐까"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 입장으로선 상대하기엔 우 의원이 훨씬 더 까다로운 상대라는 평가도 있다. 추 당선인과 달리 민주당의 입법에 조용히 발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우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우 의원도 21대 국회를 이끈 박병석 전 의장과 김진표 의장을 겨냥해 "완전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너무나 분명한 민심을 국민들이 우리에게 알렸다. 국회는 민심이 만들어낸 것이고, 민심 뜻을 따라서 국회가 할 일을 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방향, 제기하는 법안이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 의원은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국민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향상할 때 가치 있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은 단순 사회자가 아니다. 국민의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의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 의원은 "국회법에서 규정하는 의장의 권한을 최대한 살려 국민에게 도움 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히면서 108석의 여당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도 국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 거부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안을 지속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부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우 의원이 추 당선인보다는 예측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만 그래도 강경한 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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