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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민희진, 측근에 밀어내기 폭로 시키며 “공정위가 조사하든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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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록 유출

조선일보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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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기자회견 직후, 측근과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를 쟁점화해 여론전을 펼치려했던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음반 밀어내기’는 유통사를 이용해 대량의 주문을 넣거나 팬 이벤트 등을 급조해 음반 판매량을 부풀리는 행위를 말한다.

17일 업계에는 민 대표가 지난달 20일 부대표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내용이 텍스트 형태로 유포됐다. 이 대화록에서 민 대표는 “너랑 ㅇㅇ님이 할 일은 밀어내기 증거 자료 수집 + 여론전 대응 준비”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자신들의 밀어내기 폭로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예측했다.

그는 “공정위(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실제로 하든말든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이라고 했다. 이어 “대중이 ‘공정위가 조사를 안한대, 별일 아니네’ 이럴 것 같니?”라며 “‘저 쌍XX 공무원들 이건 또 조사 안하네. 하이브에 뭐 받아쳐먹었냐’ (이야기가) 나오지”라고 내다봤다.

민 대표는 또 “중요한 건 뉴진스 부모가 무슨 일로 하이브를 공정위에 신고했을까, 이것”이라며 “이 헤드라인만 나오면 돼. 멍청아”라고 했다.

부대표가 “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민 대표는 “넌 그렇게 멍청해서 어떻게 조직생활 했냐”고 핀잔을 줬다.

앞서 민 대표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하이브로부터 뉴진스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받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민 대표가 지난달 16일 하이브에 보낸 메일이었다.

해당 메일에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갖고 있는 큰 문제점은 기존 업계의 병폐를 답습하면서 비도덕적 행위를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음반 밀어내기’”라고 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는 음반 발매 시 하이브로부터 에스파 초동 기록을 꺾을 수 있다며 10만장의 밀어내기를 권유받았으나 어도어의 사업 철학에 위배되기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도어가 거절한 이유는 음반 밀어내기 없이 뉴진스가 달성해 온 순수한 1위 기록들이 퇴색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발생했던 다양한 사업 기회들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 대표 측 법률대리인은 이와 관련 “‘뉴진스 베끼기’, ‘음반 밀어내기 관행’ 등 내부고발 메일을 발송하자 하이브가 돌연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무리한 감사로 맞대응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그러자 민 대표에게 지난달 22일 응답한 이메일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하이브는 음반 밀어내기를 하지 않는다. 이는 이미 하이브가 어도어 측에 수 차례 답변드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이브는 “일본 유통사는 뉴진스 앨범을 9만장 이상 구입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으나, 이후 어도어도 참여한 협의를 통해 6만장을 추가했다”며 “이것은 어도어의 대량주문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늘어난 물량 일부 소화를 위해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전원이 참여하는 팬사인회를 추가적으로 진행했다며 “뉴진스가 하면 정당하고, 다른 아티스트가 하면 밀어내기 행위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갑작스럽게 억지 이슈를 제기하는 메일을 보내온 저의에 대해 불온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을 제기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하며, 경영권 불법 탈취 도모에 관해서는 관련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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