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스마트폰 소식

아이폰도 뒤늦게 ‘이것’ 달고 나온다…‘수혜주 삼총사’ 주가 들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애플 AI 혁신에 들썩이는 부품주
카메라 모듈 공급하는 LG이노텍
AI 접목 아이폰16 기대감 높아
부품 주문량 최대 20% 늘어날 듯

연성회로기판 공급사 비에이치
애플 혁신제품 늘수록 매출 호조

MLCC 기술력 뛰어난 삼성전기
AI 경쟁 치열할수록 반사이익


매일경제

서울 시내 애플스토어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경쟁 ‘지각생’ 애플이 각성하면서 국내 수혜주로 평가받는 LG이노텍, 비에이치, 삼성전기 등 ‘수혜주 삼총사’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애플이 뒤늦게 AI 기술력을 키워 기존 자사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접목시키는 계획을 올 하반기 실현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플에 부품이나 소재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로 돈이 미리 몰려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삼총사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기준으로 길게 보면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4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LG이노텍 주가는 18.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의 9배에 달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분야 국내 1등 회사로, 자동차와 스마트폰 제조사에 주로 공급한다.

지금까지 LG이노텍의 사업보고서에는 고객사로 ‘애플’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애플 측 요청에 따라 비밀 유지 사안이라는 것.

국내 증권가에선 아이폰에 들어가는 고성능(하이엔드) 카메라 모듈의 90%가량을 LG이노텍이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카메라 모듈 사업은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포함돼 있다.

광학솔루션은 2021년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79%를 책임졌는데, 2023년에는 해당 비중이 84%까지 늘어났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애플이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아이폰이 얼마나 판매되느냐에 따라 LG이노텍의 추가 실적이 결정되는 구조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B증권은 올 하반기 아이폰16 출하량을 1억3200만대로 추정했다. 이대로만 나오면 1년 새 10% 늘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16의 부품 주문량은 직전 작품 아이폰15보다 최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에서 “애플이 AI에서 각성했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이 같은 국내 추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 부터 구글에서 AI 기술자 36명을 영입해 스위스 취리히에 AI연구소를 운영해왔다.

‘와신상담’한 애플이 AI 기술력을 집약해 아이폰16을 내놓을 것으로 월가는 기대 중이다.

이달 출시한 아이패드가 기대감에 불을 붙였다. 이번 신형 아이패드는 2022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의 신작인데 최신 칩 ‘M4’가 들어갔다.

애플은 M4에 대해 AI의 학습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가장 강력한 AI 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번 아이패드를 보면 올 하반기 등장하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에도 AI 기능이 이식될 것을 추론할 수 있다”며 “LG이노텍의 올해 분기별 매출을 갈수록 높게 추정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폰 출시가 없는 지난 1분기 LG이노텍의 매출은 4조3336억원(잠정 실적 기준)으로, 2023년 1분기 보다 1%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예상 매출은 각각 4조4283억원, 5조4757억원, 7조3919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실적에 선반영하기 때문에 LG이노텍 주가는 매년 6월에 튀어오르는 경향을 갖는다”며 “하반기 수익성이 뛰어나 이에 대한 기대감이 매년 여름에 미리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LG이노텍은 통상 하반기 수익성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상반기 초입인 6월에 주가가 뜨겁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 효과가 거의 없었던 2023년 상반기 LG이노텍의 영업이익률은 고작 2%. 그러나 같은 해 하반기엔 5.4%의 이익률을 챙겼다.

올해 역시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잠정 실적을 감안한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4%로 추정되는데 하반기엔 5.8%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주가는 실적과 수급으로 움직이는데 LG이노텍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사들이고 있어 더 돋보인다.

최근 한 달간(4월 13일~5월 13일)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각각 594억원, 1091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18.7% 상승했다. 다만 올 들어 13일까지는 여전히 2.9% 하락한 상태다.

LG이노텍의 올해 예상 순이익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7.52배로 저평가된 상태다. 작년 말 PER은 9.8배로 실적 우상향 와중에 오히려 PER이 하락한 것이다.

배당주로서 매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경쟁이 심한 스마트폰 부품 의존도가 높아 배당금이 들쭉날쭉한 것이다.

2022회계연도 기준 연간 배당금이 주당 4150원이었는데 그다음 해에는 2610원으로 낮아졌다.

2022년과 2023년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년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LG이노텍이 낮아진 순익만큼 배당금도 낮췄다는 뜻이다.

오는 6월이 LG이노텍의 변곡점이 되는 것은 이 시기에 애플이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를 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6월 10~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열리는 WWDC에서 애플이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한 음성비서(시리)를 공개하는 등 각종 신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본다. WWDC를 기대하는 또 다른 국내 상장사는 비에이치다.

비에이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들어 애플과 삼성전자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한다.

애플이 혁신을 거듭해 아이폰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비에이치 주가와 실적이 뛰는 구조다.

비에이치의 FPCB는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어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이 회사의 2023년 전체 매출 중 애플로 보내는 매출 비중이 62%에 달한다. 물론 직접 애플에 공급하는 것은 아니고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간접 수출한다.

애플 수혜주 중 비에이치 주가는 최근 유달리 상승세다. 최근 한 달 새 37.5%나 급등했다.

이는 비에이치가 단순히 애플에 올인하는 사업 구조가 아니라 최근 다른 사업까지 살아나며 균형감을 갖췄기 때문이다.

현재 비에이치의 양대 사업은 FPCB와 차량용 휴대폰 무선충전기 사업이다. 무선충전기 사업이 포함된 전장사업은 이제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게 됐다.

다만 전장 사업은 수익성이 높지 않아 영업이익률 자체는 대부분 FPCB가 주도하고 있다.

작년 비에이치의 영업이익률은 5.3%였지만 올해는 6.6%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감에 기관은 4월 30일 이후 5월 13일까지 8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펼쳤다.

최근 한 달 기준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310억원이고, 외국인도 소폭(33억원) 매수했다.

이들의 매수세는 비에이치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과 신흥국 중심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개선되고 있어 애플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여 비에이치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비에이치 주가가 최근 급등했지만 여전히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은 5.8배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LG이노텍과 비에이치는 애플 실적이 좋아지면 덩달아 살아난다.

반면 삼성전기는 주요 고객사가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오히려 ‘비(非)애플 진영’의 실적이 중요하다.

다만 최근 각성한 애플이 AI 혁신에 진심일수록 ‘온디바이스 AI’ 경쟁이 심화돼 삼성전기 실적과 주가도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자체 고급 브랜드 전자기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시장 경쟁은 사실상 애플과 삼성전자의 싸움으로 좁혀진다.

이 두 빅테크가 경쟁할수록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가 잘 팔린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MLCC는 삼성전기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까지 이 사업은 엔저 현상에 힘입은 경쟁사 일본 무라타의 등쌀에 수익성이 하락했다. 2022년 12.6%였던 영업이익률이 2023년 7.2%로 하락한 이유다.

그러나 올해는 이익률이 8.7%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AI 기능을 강화할수록 삼성전자 역시 고용량 MLCC가 필요해져 주력 공급사 삼성전기의 마진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올해 마진이 높아져도 여전히 한 자릿수이고, 예상 실적 기준 삼성전기의 PER이 15.95배로 다른 수혜주 보다 주가가 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