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사퇴후 첫 입장 표명
“바이든은 재앙이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겠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막판까지 대결했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사진)가 22일 처음으로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올 3월 6일 경선 사퇴 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강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더 백악관에 적합하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의 동맹국을 지지하고 적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통령, 국경을 보호할 대통령, 자본주의와 자유를 지지하는 대통령, 더 적은 국가 부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런 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완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예 ‘재앙(catastrophe)’이었다며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인도계인 그는 사퇴 후에도 보수층 내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한 고학력, 비(非)백인계 유권자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달 실시된 인디애나주와 메릴랜드주 경선에서도 각 20%를 넘는 득표율을 올렸다. 그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쌓인 헤일리 전 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앙금은 여전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서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내 지지층이 함께할 것으로 전제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는 하겠지만 그의 노선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새대가리(bird brain)’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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