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아동 슬리퍼들. 사진 펑파이신문 캡처. 연합뉴스

중국산 아동 슬리퍼 대부분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기준치를 805배나 넘어서는 유해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아동의 조숙증, 자폐, 미래의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다.

홍콩 성도일보는 지난달 31일 중국 펑파이 신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펑파이는 중국 5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량 상위를 차지한 아동용 슬리퍼 50개 제품을 구매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12개 제품을 직접 구입했다. 총 62개 제품을 조사기관에 의뢰했는데 이중 85%에 해당하는 53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가격이 저렴한 가소제인 프탈레이트는 조숙증·자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그중에서도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가소제는 합성수지나 합성 고무 따위의 고체에 첨가하여 가공성을 향상시키거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하여 쓰는 물질이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함유량은 0.1%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국가표준 규정이다. 그러나 제조업체에서는 원가 문제와 설비 교체의 어려움 등을 핑계로 유해성분이 기준치를 넘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산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라벨과 합격증을 위조하는 방식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제품 사용자의 안전을 외면한 것이다.

불합격 제품의 대부분은 광둥성 우촨(吳川) 시에서 생산됐다. 우촨의 플라스틱 신발 생산량은 중국 전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연간 생산 규모는 80억위안(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