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민주당 포함 45명 인터뷰 인용 보도…"비공개회의서 같은 말 반복"
백악관·민주, '정치공세' 반발…"인터뷰 한 내용 보도 안 돼" 주장하기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의회 피크닉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6.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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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김현 특파원 = 81세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지 기능 저하의 징후를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45명 이상의 증언을 바탕으로 수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기능 저하에 대해 우려를 표한 대다수가 공화당원이었지만, 일부 민주당원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쇠퇴 조짐을 보였음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관련 주요 회의에서 거의 24명의 의회 인사들을 맞이했는데, 그의 굼뜬 움직임 탓에 회의가 시작되기까지 약 10분이 걸렸고 회의 도중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합의된 내용을 반복해서 읽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놀라울 정도로 강렬하고 결단력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5월 부채 한도 인상 협상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때때로 즉흥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미 해결된 의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주장했다.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논의가 끝난 부분을 다시 거론한 데 대해 "그것은 지난번 만났을 때 논의했고, 결론이 났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놀란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매카시 전 의장은 "저는 그가 부통령이었을 때(2009∼2017년)도 만났는데 그는 (부통령 때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끊임없이 말실수를 반복해 치매설 등 고령 리스크가 제기돼 왔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Prime Minister)를 가리키며 '대통령'(President)이라고 두 차례나 실언하는가 하면, '한국'을 '남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를 잘못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중국의 총리'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넘어짐 사고'도 고령 리스크의 하나로 꼽힌다. 그는 그간 전세기에서 오르내리던 중 계단에 걸려 넘어져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해 왔다.
한편, 백악관 등은 이번 WSJ의 보도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가 하면, "정치공세"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과거 매카시 전 의장이 채무한도 비공개회의 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매우 전문적이고, 스마트했다. 동시에 매우 터프했다"고 언급했던 것을 게재했다.
벤 라볼트 백악관 공보담당 국장도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에 관해 본인들이 이전에 했던 말과 모순되는 메시지 전략을 선거의 해에 사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를 '카사블랑카에서의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공화당이 정치적인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패티 머레이(워싱턴) 민주당 상원의원도 엑스에 자신이 WSJ과 인터뷰한 부분이 인용되지 않았다면서 "놀랍다.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모든 사람은 계획을 가진 공화당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역시 엑스에서 "바이든을 직접 겪으며 본 그의 지혜, 경험, 전략적 사고에 관해 얘기했지만 언론이 이를 무시하고 공화당의 공격에만 집중을 맞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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