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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교육부 “유급 막아줄게” 호소에도···의대생들은 제 갈 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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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한의사협회와 의사단체가 18일부터 전면 휴진을 예고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한 의사가 환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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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의대생들의 유급 방지를 위해 이달 중 비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중단하고 돌아올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은 대학원 수업을 청강하거나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해 다시 수학능력시험 공부에 나서는 등 각자 길을 찾아 나섰다.

교육부는 16일 의대생의 유급 방지를 위한 비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되도록 이달 중 각 대학에 공지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14일 개별 대학과 논의를 해 미이수 과목 추가 개설, 학년제 전환, 추가 학기 편성 등을 포함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두 과목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해 F를 받은 의대생에게 재이수 또는 보완의 기회를 주거나, 추가 학기인 3학기를 개설해 수업 기간을 확보하는 등의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 조짐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의·정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의대생만 동맹휴학 기조를 깰 가능성은 적다. 또 교육부가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은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게 오히려 의대생들의 유급 걱정을 덜어준 셈이 되면서 동맹휴학 기조를 강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의대생들 사이에선 단체 행동을 이어가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동맹휴학이 이어지면서 의대생들은 제각각 길을 찾아 나선 모양새다. 학부 수업을 빠진다고 해서 의대생들이 공부를 손에 놓은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대학원 의료 정책 수업에는 의대생들이 대거 청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 정책 분야는 의대생들 사이 우선순위가 아니었지만, 올해 대규모 의대 증원 사태를 계기로 정책 분야에도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5개월 뒤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반수’ 준비에 돌입한 의대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 의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들 중에는 수도권 의대 진학을 목표로 인터넷 강의 등을 수강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수도권 국립대 의대 교수는 “학생들이 무엇을 하나 확인해보니 유명 사교육 업체의 프리패스 수강권을 끊어 반수를 준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의대생을 둔 학부모들도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최근 인터넷 카페 ‘의대생 학부모 모임’ 게시판에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에 고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학부모 일동’ 명의로 올라온 이 글에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상당히 너그러운 입장이던데 아직도 정부 눈치를 봐야 하냐”는 내용이 담겼다. 휴진 결의를 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에게 강경한 대응을 촉구한 것이다. 반면 또 다른 대학의 의대생 학부모들은 대학 측에 “수업 정상화를 바라지만 우리 학교가 가장 먼저 수업에 복귀하는 학교가 되진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 교육부, 추가 학기 개설하겠다지만···의대생 수업 복귀할까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6141615001



☞ 의대생 학부모들, 서울대 의대 교수 향해 “환자 불편에도 지금은 행동해야”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406150911001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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