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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뉴삼성의 길①] 이재용이 쓴 바이오 성공 신화…위탁 넘어 신약 개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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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이 ADC(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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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주간 미국 전역을 무대로 30여건의 '분단위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하자 다시 재계에선 '뉴삼성' 선언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이때 격전지 빅테크 기업들을 줄줄이 만난 건 전세계 트랜드 흐름을 장악하고 중대한 결단을 내리기 위한 확신의 시간들 아니었겠느냐는 식이다. 국가 경제가 달려다 해도 과언이 아닌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자사업, 바이오, AI까지 최전선에 선 삼성은 안팎의 위기와 난관에 봉착해 있다. 주도권을 서둘러 찾아와야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TSMC와 사활을 걸고 격차 줄이기에 나선 파운드리, 갤럭시S24로 AI폰 문을 열었지만 최근 애플이 추격을 예고한 스마트폰, 이 와중에 삼성전자노동조합의 강경화 행보까지 이어진다. 전사업에 걸쳐 확실한 전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이때 아시아투데이는 삼성의 고민과, 또 저력을 짚어 본다.


아시아투데이 정문경 기자 = 이재용 회장의 바이오사업은 뉴삼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다. 글로벌 10대 제약·바이오 기업에 한국 기업의 이름이 단 한번도 오른적 없던 13년전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사업을 세계 1등으로 키워낸 저력을 바이오사업에 그대로 적용시켜 세계 1위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다. 기술 축적 능력, 자본력, 기획·추진력 등 삼성만이 할 수 있는 삼박자를 바이오사업에 투입했고,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 만에 약 3조7000억원으로 12배 성장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생산능력은 세계 1위를 만들어냈다.

13년간의 삼성의 바이오사업 투자가 곧 한국의 바이오산업의 성장이자 결과물이었다고 과감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가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실제 2021년 이재용 회장은 코로나19 백신인 모더나를 국내에 대규모 조기 도입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가석방 직후 백신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만 주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2배가 넘는 규모인 바이오산업은 앞으로 성장성이 더 기대되는 산업이다. 이재용 회장은 바이오 생산력 1위를 넘어,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신약 개발로 영역을 확장하며 세계적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인천 송도의 공장을 직접 찾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13년만에 누적 바이오의약품 CDMO 수주 총액이 125억달러(한화 약 17조 3600억원)를 돌파했다. 바이오 산업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13년간 뚝심있게 투혼을 발휘하고 투자한 성과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총 16개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992년 메모리반도체 진출을 선언한지 10년 만에 세계 D램 시장에서 1등을 만들어 냈던 역사와 비견될 만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2013년 7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빠른 속도로 생산규모와 수주를 늘려갔다. 회사 설립 후 첫 공장인 1공장의 규모를 3만 리터(L)를 시작으로 BMS 수주 계약을 기점으로 15만4000L 규모의 2공장을 과감하게 짓는다. 이후 3공장(18만L), 4공장(24만L) 등 대규모로 생산 규모를 늘려나가면서도 건설 기간을 기존 대비 30% 이상 줄이며 빠른 속도로 사세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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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10월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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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공장의 완공으로 총 생산능력이 18만4000L였지만, 완공된 3공장으로 3년 만인 2018년 그보다 2배인 36만4000L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그리고 5년 뒤인 지난해 6월 4공장이 완공되면서 2배 규모인 60만4000L로 생산 규모를 늘렸다. 이 같은 속도는 업계 최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4월 착공한 5공장은 내년 4월, 업계 최단 공기인 24개월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18만 리터 동일 규모인 3공장보다 약 1년 (35→24개월) 단축된 신기록을 쓰고자 한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에서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또한 18L를 갖춘 6~8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생산력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글로벌 1위 기업이고, 시가 총액 기준으로도 세계 제약·바이오기업을 합친 순위에서 경쟁 CDMO 기업 스위스 론자(13위)에 이어 14위를 기록한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위탁생산(CMO) 생산물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혁신 기업 투자와 바이오시밀러,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자해 만든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2022년과 올해 투자처 3곳(미국 재규어진테라피, 브릭바이오, 라투스바이오)은 유전자치료제 관련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자가면역·종양·안과·혈액학 분야에서 총 7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고 수준인 28건의 글로벌 임상 경험도 갖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설립 후 11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상 최단기 매출 1조원 달성 기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속도감있는 추진력이 바이오업계에서도 최대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바이오시밀러, 신약 개발에 있어서도 경쟁사보다 빠르게 목표를 달성해 CDMO 역량과 신약 기술 개발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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