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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가 우리 자극해 臺 공격 유도, 中 시 주석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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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장 만났을 때 입장 피력

英 일간 FT 비화 보도

외국 정상에 이런 주장은 최초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났을 때 "미국이 중국을 자극해 대만을 공격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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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만나 양측의 현안을 논의한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미국이 중국을 자극해 대만을 공격하게 만들려 한다는 입장을 시 주석이 피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현지 시간) 복수 소식통을 인용, 시 주석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미국이 중국을 속여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미끼에 걸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이어 "미국과의 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이 이뤄낸 많은 것들이 파괴될 것이다.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대부흥'을 이뤄내겠다는 내 목표를 이루는데도 해가 된다"라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FT는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상대로 이런 주장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면서 "이 발언은 미중 관계의 최대 난제인 대만에 대한 시 주석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이 주장은 그러나 사실 그의 독창적 생각이 아니다. 중국내 일부 학자들과 인민해방군 전직 간부들 역시 비슷한 주장을 시종일관 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의 각종 조치로 중국을 자극, 군사적 대결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 초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포럼에 참석했던 추이톈카이(崔天凱) 전 주미 중국 대사의 말을 곱씹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준비한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시 주석과 거의 똑 같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진짜 이런 말을 했는지의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회동의 당사자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측이 사적인 회동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 역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진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베일에 쌓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일방의 현상(status quo)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 역시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간섭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대만해협을 포위한 채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이후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당분간 극적인 상황의 변화도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말이 진짜라면 양안 간의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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