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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밤에 운동하고 샤워 안하면 다섯방 물려”…‘모기와의 전쟁’ 벌써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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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더위에 모기 기승
모기활동지수 2주째 최악
가장 높은 불쾌 단계 지속

지자체 ‘모기와의 전쟁’
퇴치약 지원 등 방제 총력


매일경제

모기.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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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때문에 잠을 계속 설쳐 온가족이 고생이에요.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 모씨(37)는 이달 초부터 밤에도 내내 에어컨을 틀고 있다. 창문을 닫아도 계속 출몰하는 모기 때문에 작년보다 일찍 모기장을 설치하다보니 잘 때 너무 더워져서다. 이 씨는 “아이가 피부가 약해 모기에 물리면 물집이 잡히면서 심하게 붓는데, 올해는 모기가 더 일찍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 모기예보제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모기 활동 지수는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2주 연속 가장 높은 수치인 100을 기록했다. 모기예보제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4단계(불쾌)에 해당하는 수치다.

4단계는 야외에 모기 유충 서식지가 50~100%범위로 형성된 단계로, 단독주택 밀집지에서는 하룻밤에 집안으로 모기 5~10마리가 들어오는 수준이다. 서울시는 밤에 야외에서 운동한 후 10~15분 가량 머물면 5마리 이상의 모기에 물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올해 모기 활동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6월2~14일) 평균인 65.6보다 1.5배 높다. 서울시는 5~10월 서울 25개 전자치구에 설치한 일일모기발생감시장비(DMS)로 채집한 모기 개체수와 온·습도, 강수량 등 모니터링 데이터를 2005년 이후 데이터와 비교해 모기활동 지수를 낸다.

올해는 예년보다 봄에 비가 많이 내렸고, 기온이 일찍부터 높아져 물웅덩이 등에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상태가 일찍 만들어진 것이 모기 개체수가 많아진 원인으로 지적된다. 서울시 모기예보제에서도 강이나 하천, 동네 물웅덩이 등 수변부 모기활동 지수가 높은 것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강남구에서는 지난 5월 한 달에만 모기방역 관련 신고건수가 300건 접수됐다.

모기 관련 민원이 증가하자 자치구에서는 일찌감치 ‘모기 퇴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강남구는 올해 서울 자치구에서는 처음으로 드론을 띄워 모기 방역을 시작했다. 차량이나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하천 중앙 부분이나 산비탈 등에도 효과적인 방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남구는 10월까지 매주 2회 하천과 공원 등에 약품을 살포한다.

종로구는 모기 유충을 없애기 위해 단독·다가구·다세대 등 소규모 주택에 약제를 지원해준다. 모기 유충이 주로 서식하는 정화조 청소도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강동구는 모기 성충 퇴치용으로 오는 10월까지 연무 방역을 실시한다. 마포구는 지역 내 어르신, 장애인, 아동복지시설에 모기 등 해충 구제약품 5000여개를 배부했다. 영등포구는 지난달부터 공원과 유수지 등지에 친환경 해충 유인 살충기 279대와 디지털 모기 측정기 25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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