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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우상호 “나는 계파가 싫다...계파원되면 민주당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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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도서관서 대한민국 정당역사 토크쇼
더 강해진 친명 체제, 이재명 연임 앞두고
우 전 의원 계파정치에 대해 ‘정면 비판’
원 구성 협상엔 속도조절론 제안하기도


매일경제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이한열 동산에서 열린 제37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우상호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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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나는 계파가 싫다”며 “계파는 생각이 달라도 내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은 형님, 그 대장을 위해 뭉친다. 계파원이 되는 순간 민주당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당 대표 연임이 임박한 가운데, ‘친명 일극 체제’로 치닫고 있는 민주당을 거세게 경고한 것이다.

우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대한민국 정당역사 토크쇼’를 열고 “계파 투쟁이 심할 때는 누가 민주당 당 대표가 되고 원내대표가 되든 내 계파 소속이 아니면 트집을 담아 흔들었다. 그랬던 시절 당은 너무 불안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으로 불거진 ‘우원식 국회의장 수박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우 전 의원이 최근 25년의 민주당사를 정리한 책 ‘민주당 1999-2024’을 펴내면서 마련된 자리로, 한준호 의원이 주최했다.

우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자리에서 ‘계파 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계파 투쟁은 정치를 정치를 멍들게 하고 국회의원들을 병들게 한다”며 “지금 민주당에는 ‘우상호’ 같은 역할을 할 사람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 대표 맞춤형 당헌당규 개정’이나 원내대표·국회의장 후보 교통정리와 관련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는데 이같은 우려를 전달하는 의원이 없다는 의미다. 그는 “센 이야기, 인기있는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그런 사람이 있어야 당이 안 깨지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우 전 의원은 최근 이 대표가 강조하는 ‘당원 중심 정당’에 대해서도 “투표권 한번 주는 것이 무슨 당원중심 정당이냐”라며 “당원들이 분열되거나 싸우지 않게 하면서 열정과 참여 열기를 어떻게 당 안에서 소화하느냐가 당의 과제”라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을 진행 중인 박 원내대표에게는 “9월 정기국회 전에만 정상화되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제안했다. 정치는 타협의 영역이고,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가는 ‘타협없는 일방독주’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므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이날 토크콘서트 인사말에서 우 전 의원에 대해 “엄혹한 시절 치열하게 자기 인생을 마쳐 이 나라 민주주의를 만들어왔다”며 “하실 일이 참으로 많고, 당의 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해 큰 기여를 해주실 것”이라고 추켜 세웠다. 우 전 의원이 차기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어진 박찬대 원내대표의 인사말 이후 기념사진 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에 우 전 의원은 “사진 촬영하고 의원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민주당의 오랜 역사”라며 웃음을 보였다.

일부 중진 의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르면 21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연임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최고위원 후보로도 김민석, 민형배, 정봉주 전 의원 등 ‘당원 주권’을 강조하는 친명 후보들이 출마한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재명은 민주당의 아버지”, “지금은 이재명의 시대”라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콘서트를 주최한 한준호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며, 정치권은 그가 어떤 차별화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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