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주문 밀렸을 가능성"
러 공격 미 무기 제한도 완화
군사 긴장 고조 맞대응 일환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하노이의 호찌민 묘소에서 헌화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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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등 주력 방공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우선적으로 몰아주기로 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반격할 수 있는 지역 확대도 허용하기로 했다. 방공망이 부실한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은 물론, 최근 서방에 맞서 북한 등과 군사적 밀착에 나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패트리엇 우크라에 우선 배정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간) 미국이 다른 동맹국들에 수출하기로 했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나삼스(NASAMS) 지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먼저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수출 명단 1번으로 재조정, 향후 16개월간 생산되는 패트리엇 및 나삼스 방공 시스템 전량을 우크라이나에 우선 인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결정을 두고 "절박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사일과 자폭 무인기(드론), 활공폭탄 등을 앞세운 러시아 폭격에 맞설 추가 방공 능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해 왔다. 포대 하나가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은 탐지 및 방어가 어려운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백악관은 수출이 밀리게 된 국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의 위협을 받는) 대만과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 선적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은 선적 지연 국가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군 당국은 2022년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까지 7,500억 원을 들여 패트리엇 미사일 보유량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과 구매 계약을 맺고 대기 중일 가능성이 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뷔르겐슈톡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당시 기자회견에 앞서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고 있다. 뷔르겐슈톡=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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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무기, 러 전역 타격 허용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러시아 본토 지역을 확대하도록 허용했다.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를 방어하는 목적에 한해서만 미국 지원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지 약 3주 만에 나온 확대 조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PBS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우크라이나가 이에 반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를 확인했다.
미국의 일련의 조치들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과 유사시 자동 개입을 골자로 한 조약을 체결하는 등 군사 긴장을 고조시킨 데 따른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미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군사력 강화 노력을 둔화시키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했다.
러시아는 반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정밀 무기를 계속 공급한다면 북한을 무장시킬 용의가 있다"며 위협 발언을 쏟아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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