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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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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 고양이 급식소 철거 놓고 시민단체가 행정심판까지 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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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방지협회, PNR 공동 기자회견
사하구청과 국가유산청에 행정심판 청구

한국일보

한때 200마리까지 늘었던 을숙도 고양이 개체 수는 지속적인 중성화로 현재 70여 마리로 추정된다. 동물학대방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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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부산 사하구 을숙도 내 길고양이 급식소를 철거하라는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사하구청의 명령에 불복해 최근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동물학대방지협회(옛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와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피앤알)은 2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소 설치 관련 현상변경 허가를 거부한 국가유산청과 이를 방관하는 지방자치단체를 규탄했다.

동물학대방지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사하구청과 2016년부터 급식소를 함께 운영하고 중성화(TNR)사업을 통해 약 200마리였던 고양이의 수를 70마리까지 줄이며 관리해 왔다. 사하구청은 2016년 당시 협회 명의로 문화재청에 급식소 설치를 위한 현상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문화재청은 철새 보호를 근거로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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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방지협회(옛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와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피앤알)은 2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소 설치 관련 현상변경 허가를 거부한 국가유산청과 이를 방관하는 지방자치단체를 규탄했다. 동물학대방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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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협회와 사하구, 부산시는 중성화와 급식소 사업을 지속해왔다. 이후 급식소가 설치된 지 7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은 민원 제기를 이유로 급식소 철거 및 원상복구를 명령하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냈고, 지자체가 운영하던 급식소는 철거된 상태다.

협회는 올해 2월 문화재청에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 철새와의 공존을 위해 급식소 설치를 인정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현상변경 허가를 재신청했지만 문화재청이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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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 없이 처분이 내려졌다는 게 협회와 PNR의 주장이다. 이들은 국가유산청의 주장대로 ①급식소 운영이 철새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단정한 근거가 되는 논문이 그대로 을숙도에 적용될 수 있는지 어떤 조사나 판단을 하지 않은 점 ②협회가 제시한 중성화 사업의 성공적인 사례, 급식소 철거에 따른 철새에 미칠 악영향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된 점을 비판했다.

또 ③을숙도 이용지구 내 다른 시설물과 급식소를 차별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한 점 ④을숙도 상황에 대한 조사나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1일 현장점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 등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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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에서 구조된 뒤 현재는 입양가족을 만나 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 동물학대방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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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지자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애라 동물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부산시와 사하구청은 지금까지 급식소 운영과 중성화 사업을 (협회와) 공동으로 시행해왔음에도 상급관청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며 그 책임을 회피하고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와 서울시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사하구청과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각각 급식소 철거 무효화와 집행정지, 현상변경 불허 취소 및 무효화를 위한 정심판을 청구했다. 사하구청에 대한 행정심판은 25일 열릴 예정이며, 국가유산청에 대한 행정심판 기일은 아직 미정이다.

협회는 이와 별도로 현상변경 재신청 시 국가유산청 심의위원회가 고압적이고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다며 국가권익위원회 갑질피해 신고센터에 신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국화 PNR 대표는 "국가유산청이 이미 부결된 사항이라는 점을 이유로 현상변경 신청을 불허하고 129개 단체의 공동 성명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 무시했다"며 "국가유산청은 부당한 처분을 철회하고 이를 방관해온 지자체는 적극적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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