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행위에 대해 책임 물을 것”
미국산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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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러시아 외무부가 자국이 점령 중인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공격하자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공습과 관련해 24일(현지시간) 오전 린 트레이시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는 “세바스토폴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미국의 지원을 받아 무장한 우크라이나 정권의 치명적인 범죄와 관련해 외무부가 미국 대사에게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숨지고 153명이 다쳤다고 밝히고 이날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취재진에 “우리는 이 사건 배후가 누구인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언론 대변인에게 당신들의 정부가 왜 러시아 아이들을 죽이고 있는지 질문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미국이 싸움에 개입해 평화롭던 러시아인들이 죽게 된다면 후과가 따르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자국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단행된 미국산 미사일 공격에 러시아가 특히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크림반도가 러시아 본토는 아니지만 군사 요충지인데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인만큼 러시아는 이를 본토 공격으로 간주하고 보복 공격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일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더 깊이 타격할 경우 재래식 미사일을 미국과 그 유럽 동맹의 타격권 내에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의 휴전 제안은 세바스토폴 공습 피해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면 즉시 휴전하고 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세바스토폴에 에이태큼스 5발을 발사했으며 러시아 대공방어망이 이 가운데 4기를 격추했으나 나머지 1기는 공중에서 집속탄 탄두가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받은 이래로 미국에 줄기차게 지원을 요구해 받아낸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 달하는 장거리 무기다.
미국은 투하된 어미폭탄이 새끼폭탄 수백발을 지상에 흩뿌려 광범위한 공격을 가하는 집속탄 형태의 에이태큼스를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속탄은 민간 피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비인도적 살상무기로 평가된다.
지난달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에만 러시아 본토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 등 미국산 무기로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미국은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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