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복수의 러시아 당국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휴양지 상공에서 이날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면서 어린이 3명 포함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약 150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텔레그램과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는 27일 미사일 파편이 휴양지에 떨어지던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담긴 영상들이 뒤늦게 공유됐다.
해수욕장을 비추던 CCTV 영상을 보면, 모래사장 바로 앞바다에 미사일 파편들이 비 오듯 우수수 떨어진다. 폭발로 바다에는 물기둥이 여러 개 생기고, 피서객들은 놀라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일제히 달아난다. 이 중에는 아기를 안고 겨우 도망치는 여성도 있었다. 파편 일부는 아예 해변으로 떨어지는 등 평화롭던 해수욕장이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모습이다.
식당 내부 CCTV에는 ‘쾅쾅쾅’ 하는 폭발음이 바다 쪽에서 연거푸 들리자, 손님들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는 테이블 밑에 몸을 숨기고, 다른 일부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나의 테이블에 여러명이 몸을 숨기려다 서로 뒤엉키고 충돌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바다에 미사일 파편이 쏟아진 모습. /X(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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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미사일 5기 가운데 4기는 러시아군 대공방어시스템에 격추됐으나, 나머지 1기는 공중에서 집속탄 탄두가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세바스토폴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인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 미국,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그런 행동에는 반드시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미국이 러시아 어린이들을 살해했다”며 “야만적”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 찰리 디에츠 소령은 “우크라이나는 자체적으로 표적 결정을 내리고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고 했다.
한편 미국은 1년 넘게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공급해 오면서도, 이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본토’라고는 할 수 없다. 북한, 시리아, 쿠바 등 극소수를 제외한 국제사회는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로 본다. BBC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은 미국이 공급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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