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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부부가, 자매가, 사촌이… 화성 참사서 한날한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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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협의회 꾸려 대응 나서

조선일보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유가족 협의회가 28일 경기 화성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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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로 숨진 23명 중 6명이 부부이거나 자매, 사촌지간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발생 사흘 만인 지난 27일 사망자 23명(한국 5명, 중국 17명, 라오스 1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는데, 이 가운데 중국에서 귀화한 40대 남성 A씨와 40대 중국인 여성 B씨는 부부였다. 또 중국 국적의 50대 C씨와 40대 D씨는 7살 터울의 자매이고, 20대인 두 중국인 청년은 이종사촌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들 시신은 화성시 내 장례식장 5곳에 나눠 안치돼 있는데, 이 중 1명은 이날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장례절차가 시작됐다. 사망자 23명 중 한국인 3명과 중국인 14명 등 17명의 유가족들은 협의회를 꾸려 “사고 업체인 아리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안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리셀이 개별적으로 유족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며 “장례는 당장 할 이유가 없다. (아리셀 측이) 살아남은 가족들의 지원 방안까지 가져와서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민길수 지역사고수습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한 공장동 1층에 남아 있는 폐전해액 약 1200리터를 수거 처리했다”고 밝혔다. 전해액은 배터리 내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용액으로, 불이 붙기 쉽기 때문이다.

한편, 경기고용노동지청은 수사팀을 꾸려 아리셀의 불법 파견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아리셀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외국인 근로자를 파견받아 투입하는 게 금지돼 있었는데, 인력용역업체인 메이셀 등을 통해 중국인 근로자들을 생산 현장에 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아리셀 관계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리튬 배터리 제조 공정과 안전관리 지침이 준수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화성=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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