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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소매판매 15년만 최대 낙폭, GDP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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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9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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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내수부진이 장기화면서 하반기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1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민간 소비를 지탱하던 서비스업마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 1~5월 재화소비, 15년만 최대 낙폭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벌어졌던 2009년(-3.1%)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소매판매는 올해 들어 2월(0.8%)을 제외하면 쭉 내리막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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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엔데믹 이후 민간소비를 지탱해온 서비스업도 부진한 모습이다. 서비스업 소비를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1~5월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0년(-2.2%)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은 대표적인 생활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부진이 두드러졌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5~1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달 감소했고 올해도 1월(0.2%)을 제외하면 2~5월 모두 줄었다. 도소매업 역시 작년 4월 이후 2개월만 뺀 나머지 12개월간 매달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내수의 또 다른 축인 설비투자도 지난해 5~12월 내리 감소했다. 올해도 2월부터 넉 달째 줄었다.



내수부진 원인, 고금리·고물가 탓



이처럼 지표가 부진한 원인으로는 ‘고금리’ 상황이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내수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어느 정도 잡았는데 그 여파로 내수가 부진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고물가 탓에 실질임금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2022년 0.2%(1년 전 대비)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1% 줄었다. 통계 기준이 변경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 소득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비 여력에 제한되다 보니 수출과 내수가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제19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1분기 경제 상황과 관련해 “수출 반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방한 관광객 증가·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정부 기대대로 하반기 상황은 좀 나아질까. 눈에 띄는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98.8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월(-1포인트) 이후 48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정규철 실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워낙 높아 2분기는 어느 정도 조정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하면 경기 회복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차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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