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유가족 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추모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화성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족들은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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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리튬전지 화재 사고가 발생한 아리셀 측과 모기업 에스코넥 간 ‘불법 파견’ 정황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재사건 수사본부와 고용노동부 지역사고수습본부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의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불법 파견 의혹에 수사 초점을 두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로 참사 피해를 키웠을 것이란 의심 때문이다. 아리셀은 관계사인 ‘한신다이아’와 ‘메이셀’로부터 인력 불법 파견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신다이아는 에스코넥 안산공장에, 메이셀은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두 회사의 실질적 대표라고 밝힌 정모(41)씨는 가족 명의로 한신다이아와 메이셀을 각각 2021년과 지난달에 설립했다. 정씨는 지난달 25일 중앙일보에 “파견수수료만 받고 사람을 대주는 파견업체다. 관리감독은 전부 아리셀에서 했다”며 “근로자 파견 허가를 받으면 일단 절차도 까다롭고 노동부 점검도 많고 해서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에스코넥-아리셀-메이셀-한신다이아 관계도('화성 참사' 리튬공장 관계사 살펴보니) 그래픽 이미지. |
경찰은 이번 참사로 숨진 희생자 다수가 군용 1차전지의 검수·포장 업무를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수·포장 업무가 파견이 불가능한 분야인 만큼 파견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 근무한 백모(37)씨는 “용역업체 메이셀을 통해 취업했고, 작업 지시는 아리셀 직원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박성우 직장갑질 119 노무사는 “불법 파견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는 누가 업무를 지휘했는지 여부”라며 “근로자파견업체라도 직접생산공정에 인력을 보내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아리셀 측은 “외국인 근로자는 도급인력이고 업무지시도 메이셀이 내렸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중언 아리셀 본부장은 지난달 25일 취재진과 만나 “불법 파견‧고용은 없었다”며 “도급 계약서는 기자회견 이후 다시 확인했고, 분명히 서류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리셀 화재 사고 유가족협의회는 6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번 사고로 딸을 잃었다는 이순희씨는 “딸은 26살밖에 안되고 시집도 안갔다”며 ”아리셀 측에서 안전교육도 잘됐다고 하는데, 왜 죽었겠느냐. (아리셀의) 진정한 사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규·최모란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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