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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모든 현장출동, 119 신고로 시작… 어떤 상황에서도 끊겨선 안되죠” [나는 소방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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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울 경기 구리소방서 소방장

13년째 소방통신 업무 분야 활동

전국 최초 신고 이관시스템 개발

전화 폭주때 ‘포기콜’ 최소화 효과

“모든 현장 출동은 119신고로 시작되죠. 그래서 어떤 위급 상황에서도 신고전화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기 구리소방서의 배한울(39) 소방장은 2012년 정보통신 경력직으로 소방에 입문한 이래 줄곧 이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날로 폭증하는 소방재난 신고 접수·처리 업무에 따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와 의정부소방서의 합동청사 건립이 진행됐는데 배 소방장은 2016년부터 119종합상황실 이전 신축 사업 실무작업을 맡아왔다.

세계일보

경기 구리소방서의 배한울 소방장이 현장 출동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구리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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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소방장은 상황실 이전 건립 당시 경기도의 특성을 반영해 팀원들과 전국 최초의 ‘신고접수 이관시스템’을 개발·구축했다. 인구 1300만명이 넘는 경기도는 소방재난 신고 접수·처리도 전국 1위다. 경기북부는 당시 평소 시간당 59건의 신고전화가 발생했고 신고 폭주 시는 최대 3212건이 몰려 포기콜 발생 우려가 항상 있었다.

그는 3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타 시·도와 달리 경기도는 남부와 북부에 2개의 상황실이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서로 다른 상황실 간의 데이터와 신고전화 루트를 공유할 수 있는 남·북부의 상황실을 건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방재난 신고접수 이관시스템은 대형 재난이나 풍수해, 지진, 산불 등이 발생했을 때 119신고 폭주로 상황실에서 못 받는 전화(포기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평소 북부상황실은 최대 30명의 상황요원이 신고접수를 받고 128개의 ARS로 대기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초과하면 포기콜이 발생한다.

배 소방장은 “초과되는 포기콜은 남부상황실로 이관되고 이를 초과하게 되면 소방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포기콜 발생을 최소화했다”며 “각종 추측성 신고로 정작 위급한 상황의 신고전화가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배 소방장은 “상황실 구축 시 119신고를 중단 없이 새로 이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통신사와 사업수행사, 본부상황실과 8차 회의를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수립했다. 그 결과 중단 없이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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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신고전화 폭주 대응을 위한 시스템 개선으로 인력증원을 하지 않아도 돼 매년 42억3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게 됐다. 또 남부상황실과 북부상황실의 신고접수를 상호 지원해 즉각적인 119신고폭주 대응력이 3.4배까지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모든 전산·전력기기를 이중화하고 내진설비와 전산장비 밑에 지진을 견디는 면진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안팎으로 재난에 강한 상황실 구축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그간 상황실 건축·전기공사, 소방시설 설치공사 등을 직접한 배 소방장은 현장 경험을 살려 소방설비기사, 정보통신고급감리원, 위험물기능사, 화재진화사 등 13개의 자격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중앙우수제안 경진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

배 소방장은 “시대가 첨단화될수록 재난에 대응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진화해야 한다”며 “특히 통신업무 소방공무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리=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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