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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가족 죽음 앞뒀는데 “조용히 우세요”… 병원 촬영 온 中 제작진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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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씨가 영상으로 공개한 병원 내 영화 촬영 현장 모습. /구파신문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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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 영화 제작진이 병원 장면을 촬영하던 중, 슬픔에 빠진 환자 가족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울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황당한 소동은 지난 5월 31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소재의 한 병원에서 일어났다. 당시 유모 씨의 어머니는 응급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병실 밖에 대기 중이던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울음을 터뜨렸다.

이때 주변에 있던 누군가가 유씨 가족에게 다가왔고 “조금 조용히 울어줄 수 있냐”고 요구했다. 중환자실 근처 사용하지 않는 수술실 앞에서 단편 영화를 촬영하던 제작진이었다. 유씨는 “우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나. 우리가 뭘 어떻게 방해했다는 건가”라며 따졌지만, 되레 병원 관계자까지 찾아와 “촬영에 지장을 주면 제작진이 병원을 고소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유씨는 이 상황을 짧은 영상으로 남겼고 얼마 뒤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당일 밤 어머니가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제작진으로부터 그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선 공분이 일었고 제작진과 병원을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 여기에 영화사 관계자가 유씨에게 영상 삭제를 수차례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여론은 더 불타올랐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유씨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제작진은 “유씨 가족이 실제 환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유씨는 “오해는 풀었다”면서도 영화사 측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병원 측은 현지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으나, 지역보건위원회는 “해당 병원에 사과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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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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