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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도심 한밤 대형 교통사고 왜?… 경찰 “급발진 여부 국과수에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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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9시 27분께 시청역앞에서 차량 역주행 대형 교통사고

경찰 2일 “급발진, 운전자 주장일 뿐”… 국과수 차량 감식 의뢰

마약·음주 등 확인 안돼… 구체 사고 원인 가해자 건강 상태 따라 조사

9명 사망·6명 부상… 인근 호텔에서 부터 200m 역주행

헤럴드경제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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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박지영 기자] 경찰이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앞 인근에서 9명이 사망한 대형 교통사고 사건과 관련해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 작업에 착수했다. 경찰은 일단 음주나 마약에 의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정확한 사고 이유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운전자 측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가해자의 ‘급발진’ 주장에 대해 ‘가해자의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차량 감식을 의뢰해 급발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2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3조1항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를 가해 차량 운전자에 적용해 입건했다. 면밀하게 사고 원인을 파악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 설치됐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차량 의뢰를 맡겨 급발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가해자가 차량에 오르기 전 머물렀던 웨스틴조선호텔 측으로부터도 영상을 제공받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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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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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급발진 가능성에 대해 “현재까지는 피의자의 진술일 뿐이다.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저희들이 수사를 진행할 것이다. 국과수가 차량을 감식할 것이다. 피의자가 주장하는 것까지 수사대상에 놓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운전자가 자기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키 위해 급발진 주장을 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에도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마약 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확인을 했으나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간이 검사를 현장에서 했으나 음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께 발생했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나온 진회색 제네시스 차량은 굉음을 내며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세종대로 18길)를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 차량은 신호를 무시한 채 약 200m 거리를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BMW 승용차와 소나타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은 사고 차량은 가드레일에 부딪친 다음 사람들을 잇따라 들이받고서야 멈춰섰다. 길을 걷던 행인들은 피할 틈도 없이 가해 차량에 부딪쳐 튕겨져 나왔고, 피해자 가운데 6명은 현장에서 사망할만큼 사고 충격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고 당시 CCTV 영상 등을 확인하면 가해 차량은 인도 위에서 걷고 있던 행인들과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대기하고 있던 인파를 잇따라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해 차량은 거의 날다 시피 한 속도로 행인들을 덮쳤다. 사고 직후엔 출동한 119 대원들이 생명이 남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 했으나, 심정지 판정을 받은 3명의 피해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가해자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한 버스회사에서 32인승 버스 운전을 1년가량 한 것으로 알려진 가해자(68세)는 사고 직후 주변에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2일 오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100% 급발진이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와는 달리 차량 상태가 이상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현직 시내버스 기사다. 1974년에 면허를 취드한 ‘베테랑 운전수’라고도 보탰다. 가해자의 아내는 음주 가능성에 “남편은 음주를 하지 않는다. 술은 한 방울도 안마셨다”고 덧붙였다.

가해자가 소속돼 있는 운수업체는 교통사고와 관련 “운전 실력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가해자는 버스 기사로 오랜 기간 일을 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버스 기사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는 32인승 중형 버스를 몰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의무 교육과 자격 유지 검사 등도 모두 통과해 운전 실력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경찰은 가해차량 운전자에 대한 음주운전 여부를 측정했으나 알콜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투약 간이 검사도 실시 했으으나, 이 역시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급발진 가능성이 낮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부 목격자는 1일 밤 헤럴드경제 기자와 만나 “급발진 사고는 차량이 물체에 부딪쳐 저지된 다음 멈추는 것이 통상인데, 이번 사고는 차량이 스스로 멈춰섰다”고 증언했다.

hong@heraldcorp.com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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