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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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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 이상 달린 듯"…시청역 사고 현장엔 국화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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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잘못하면 나일 수도 있었다"

더팩트

2일 오전 9시쯤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교차로 사고 현장에는 국화꽃 다섯 송이와 함께 전날 사고 현장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메모가 놓여져 있었다. /장혜승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뤄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2일 오전 9시 서울 지하철 시청역 8번 출구에서 약 45m 떨어진 인도에 국화꽃 다섯 송이가 놓여있었다. 전날 발생한 사고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메모도 안전펜스 기둥에 함께 붙어 있었다. 거세게 쏟아지는 장맛비가 메모에 방울져 추모 문구는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이날 사고 발생 약 12시간이 지나면서 현장은 대체로 정리된 상태다. 끔찍한 사고가 언제 있었냐는 듯 원상 복구된 모습이었다. 태평로에는 출근길 차량들이 지나다녔고, 직장인들도 평소처럼 분주하게 발걸음을 서둘렀다.

다만 차량이 인도를 덮치면서 안전펜스가 뽑혀 나간 자리에는 임시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위험'이라고 적힌 안전띠도 둘러져 있었다. 국화꽃 인근에는 계기판과 헤드라이트가 나가떨어진 오토바이 잔해가 그대로 있었다. 현장에서는 형광색 안전복을 입은 서울시 직원 3명이 도로를 정리하고 있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사고 현장을 지나는 시민들은 잠시 멈춰서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사고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새마을금고 앞에는 침통한 표정 속에 국화꽃을 놓고 가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정모(40) 씨는 "시청 직원인데 어제 사고 소식을 접하고 너무 놀랐다"며 "사망하신 분들 중에 젊은 분들이 있다고 해서 더 당황하고 황당했다. 뉴스에서 항상 출근하던 익숙한 길이 보여서 무서웠다"고 말했다.

성모(30) 씨도 "시내 중심부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직장이 이 근처라 점심시간에 사고 지점을 항상 걸어다녔는데 사고가 나서 기분이 안 좋다"고 털어놨다.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설모(70) 씨는 "원래 오후 9시에 약국 문을 닫는데 잘못하면 (사고 희생자가) 내가 될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근 주점 직원 김모 씨는 "어제 오후 9시28분쯤 마지막 손님이 나가고 다른 직원 3명과 함께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포소리, 총소리가 났다"며 "셋이서 바로 가게 문을 열고 나갔는데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인도로 돌진해 삼계탕집 유리문을 뚫고 다시 시청역 12번 출구로 돌진했다"고 돌아봤다.

김 씨는 "시속 최소 100㎞ 이상으로 주행한 것 같았다"며 "그 정도 소리나면 사람이 치어도 악 소리도 안 난다고 하더라"고 했다.

앞서 전날 오후 9시26분께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시청역 인근 호텔을 빠져나오던 제네시스 차량은 역주행해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한 후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초 사망자는 6명이었으나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 중 끝내 사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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