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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나아진 것 없이 더 막장된 22대 국회…“정신 나간 국힘”“안하무인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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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한미일 동맹’ 표현 비판
첫 대정부질문부터 고성 오가
‘탈출구’ 안 보이는 여야 갈등


매일경제

3일 오전 개의할 예정이었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여당’ 발언으로 인한 여야 대치로 취소됐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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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회 구성부터 법정 시한을 한참 넘긴 제22대 국회가 첫 대정부질문에서도 또 평행선을 달렸다.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고자 여러 차례 쓴소리했음에도 여야의 신경전은 결국 대정부질문을 중단시키는 데 이르렀다.

국회는 지난 2일 오후 3시 50분께부터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를 진행했으나, 시작한 지 2시간여 만에 정회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 회의가 중단된 것이다. 회의는 속개되지 못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한다’는 내용의 국민의힘 논평과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 표현을 쓴 홍준표 대구시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회의가 중단됐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다. “여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품격도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김 의원의 발언이 갈등을 유발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는 하나, 본회의장 분위기는 그 이전부터 살얼음판 같았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을 향해, 또 국민의힘 출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여당 의석을 향해 본회의장 내에서 손뼉을 치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제지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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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국민의힘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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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 내에서는 원칙상 손뼉을 치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간 국회의장이나 부의장 등은 이를 대부분 묵인해왔으나, 이날은 여야의 날카로운 신경전 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만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장·부의장의 노력에도 화약고 같던 본회의의 끝은 파국이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막말에 사과가 없다면 본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대정부질문 전 본회의에서 법안이 상정되면 불가피하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는 식으로 회의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김 의원의 진심 어린 동료 의원들에 대한 막말에 대한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이 지나면 토론을 강제 종료하는 ‘토론 종결권’ 규정으로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사과 역시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느냐”며 “의사일정을 여야 합의를 거쳐서 진행하려는 의지도 없고, 상대 의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야 구분 없이 의원들은 유권자들을 대신하는 중책을 맡는다”며 “상대 정당에 대한 이같은 태도는 곧 유권자를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막말과 갑질이 국회의 품격을 실추시키고 있다. 망언과 갑질에도 안하무인격인 민주당은 국민이 두렵지 않으냐”며 김 의원의 사과와 민주당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장 구성 시한이 17일 지난 뒤에야 비로소 문을 연 국회지만, 여야의 갈등으로 국정 운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등 세부 현안에서도 여야가 또 대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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