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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단독] 반포 재건축 인기인데…어린이집 폐원 이슈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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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어린이집 2곳 폐원 추진…학부모들은 반대 연판장

원베일리·원펜타스 등 신설 어린이집서 원아 수용 계획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3.3㎡당 평균 분양가 6000만원이 넘는 재건축 아파트들이 즐비한 서울 반포에 어린이집 폐원이라는 의외의 이슈가 불거질 태세다.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며 어린이집이 늘어나자 기존에 운영하던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서다. 서초구는 어린이집 정원 채우기 쉬지 않다며 폐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모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포2동의 한 중학교 내에 있는 어린이집 한 곳과 아크로리버파크 내 어린이집 한 곳 등 서초구립 어린이집 2곳이 내년 2월 폐원을 추진 중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 어린이집의 정원 충족률은 낮아지고 있어 보육의 내실화를 기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필요했다"며 "이런 이유로 내년 2월 28일 위탁 기간이 만료되는 A어린이집과 B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폐원을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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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전경 2024.06.18 [사진=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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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원을 추진 중인 A어린이집의 재원 아동은 현재 64명이다. B어린이집은 단지 내 어린이집 3곳 중 1곳으로 현재 27명의 아동이 다닌다.

아이사랑포털에 따르면 A어린이집과 B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위해 대기 중인 아동은 각각 104명, 57명이다. 대기 신청은 어린이집 재원 여부에 따라 2~3곳에 중복으로 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A어린이집의 경우 대기 인원은 상당한 편이다.

더욱이 반포는 학군 수요가 많고 주거 밀집 지역이다. 그럼에도 서초구청이 어린이집 폐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인근의 새 아파트의 신규 어린이집 설립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어린이집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지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에 신규 어린이집이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어서 기존의 어린이집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서초구청은 새 아파트 단지 내 설립되는 신규 어린이집에서 폐원하는 2곳의 아동을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폐원과 관련해 "학부모의 수요 조사가 선행돼야 하며, 현재 시점에서는 A어린이집의 재원 아동은 원베일리 아파트 단지 내 두 곳의 어린이집에서 수용 가능하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2곳의 정원은 96명에 달한다.

구청은 B어린이집에 대해서도 "단지 내 다른 어린이집 2곳에서 수용 가능하다"며 "오는 2025년 2월 개원 예정인 82명 정원의 원펜타스 어린이집(가칭)에서도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019년 9월 25일부터 사용검사를 신청하는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는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적용됐다. 지난해 8월 입주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2990가구, 후분양 아파트로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는 641가구 규모다. 두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5663만원(2021년 분양), 6737만원(이달 분양)이다. 2016년 8월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는 1612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문제는 예상치 못하게 어린이집 폐원이 논의되면서 학부모와 아동의 등하원 불편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해당 어린이집 부모 중 일부는 폐원을 반대하고 A어린이집의 '폐원 철회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외에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 어린이집 운영상의 문제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지난 2021년에는 부산 사하구의 장림 1구역 재개발 사업 추진 시 어린이집이 사업지에 포함되면서 어린이집이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해 폐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의 보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어린이집은 2만8954개소로 전년(3만923개소)보다 6.4% 감소했다. 이 중 국공립 어린이집은 6187개소로 전년(5801개소)보다 6.7% 증가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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