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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수)

모습 드러낸 ‘트럼프노믹스2.0′... “美는 보험사...대만, 방어에 돈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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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 공개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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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재집권하면 낮은 세금과 금리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나설 것이며, 중국 등 모든 수입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등 이른바 ‘트럼프노믹스 2.0(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정책)’의 얼개를 엿볼 수 있는 내용도 공개했다.

◇포퓰리즘인가 경제부양책인가

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트럼프와 지난달 25일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 전문(全文)을 보도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에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연 5.25~5.50%)와 관련해 “그들(연방준비제도)은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11월 5일 선거 전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면서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국가를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임기를 채우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지난 2월 트럼프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인 그(파월)를 의장으로 다시 임명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에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다. 연준 의장으로서 파월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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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파월 의장은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추가적인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하는 등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발생하는 분노에서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처럼 일반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기회를 찾고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트럼프는 ‘트럼프노믹스’를 보여줄 수 있는 단어로 ‘낮은 금리와 낮은 세금’ ‘미국으로 기업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엄청난 인센티브’를 꼽았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다면 더 큰 감세를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가능하다면 15%로 낮추고 싶다”고 했다.

반면 관세는 높게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는 문제에 대해 “나는 (첫 임기 때) 50% 관세 부과를 했지만 60(이라는 숫자)은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앞서 지난 2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10%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들(다른 나라)은 우리에게 10%보다 훨씬 더 많이 부과한다”고도 했다. 블룸버그는 별도 기사에서 “트럼프는 중국을 겨냥해 60~100%에 달하는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대만은 방어 위해 美에 돈 내야”

트럼프는 반도체와 전기차 사업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중국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들(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게 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서는 “나는 전기차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매우 비싸고 무거우며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측 인사들은 인공지능(AI) 분야의 ‘맨해튼 프로젝트(2차 대전 당시 미 정부의 핵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날 “트럼프 측 인사들이 광범위한 AI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기술 기업에 유리한 AI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는 행정명령을 통해 AI를 활용한 군사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불필요하고 부담스러운 규제는 덜어내겠다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기술 대기업들이 특히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캠프 측은 “트럼프나 선거 캠프가 직접 발표한 것이 아닌 이상 참모진 정책 발표는 공식적인 것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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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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