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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네이버웹툰… ‘주가 반토막’ 쿠팡 따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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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츠 기업 최초로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한 네이버웹툰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초 네이버웹툰의 공모가는 희망 가격 최상단인 주당 21달러로 결정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4거래일 만에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데다, 13거래일 넘게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웹툰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지적 받았던 성장성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종목 코드 WBTN)의 종가는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13거래일 연속 공모가(21달러)를 밑돌았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9.5% 오른 2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4거래일 후인 지난 2일(20.07달러) 공모가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 5일에는 19.6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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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플랫폼 최초 뉴욕 증시 상장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의 모회사로 북미에 있는 법인이다. 지난 2005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2016년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020년에는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본사로 바꾸고, 네이버웹툰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콘텐츠 시장 규모가 큰 미국을 발판 삼아 글로벌 지식재산권(IP)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였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첫 웹툰 플랫폼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뉴욕 증시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야 국내 웹툰 서비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힐 수 있다. 웹툰은 웹(Web)과 만화(Cartoon)의 합성어로,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며 보는 새로운 콘텐츠 장르다. 1990년대 한국에서 처음 등장했고, 2005년 네이버웹툰이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보유 콘텐츠는 5500만개, 작품을 제공하는 크리에이터(작가)는 24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15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나스닥 상장 후 기자간담회에서 “웹툰 콘텐츠는 한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 생태계처럼 한국에서 제작한 것을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보는 글로벌 생태계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 이용자 증가 둔화에 수익성 불안

시장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정체된 성장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900만명으로, 2022년(1억6700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료 사용자수(MPU)도 같은 기간 760만명에서 780만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과 유럽 시장 MAU는 같은 기간 1억3600만명에서 1억2300만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총 1억448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고, 작년 말 기준 누적 적자가 3억6330만달러에 달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까지 순손실을 내다가 올 1분기에서야 순이익을 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증권신고서에서 “당사는 순손실 이력이 있고 향후 비용 증가가 예상돼 수익성을 달성하거나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웹툰이 앞서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21년 3월 공모가 35달러로 상장한 쿠팡은 거래 첫날 주가가 70달러에 육박했었다. 하지만 이달 18일 기준 주가는 20.21달러까지 하락했다. 쿠팡은 적자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익을 낸 후에도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과거 한국 기업 10곳이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 전까지 나스닥에서 생존한 기업은 온라인게임 업체인 그라비티 1곳 뿐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쿠키 판매를 통한 유료 결제 ▲2·3차로 IP 사업 확장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고 ‘아시아의 디즈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웹툰은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럽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어메이징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인기 웹툰 6편 단행본을 선보였는데, 일부 웹툰이 완판되기도 했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줘야 주가는 물론 다른 웹툰 플랫폼들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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