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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배추값 45% 참외값 28% ‘뚝’…“마트 가기 두려웠는데 이제 살만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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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6월 물가지수 발표
6개월째 오르다 0.1% 내려
배추·참외가 하락 주도

7월 일시 반등후 8월 안정세
소비자물가도 2%대 안착
내수 부진에 “금리 낮춰야”


매일경제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과채류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있다. 2024.7.21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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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생산자물가가 농산물 가격 하락에 힘입어 7개월 만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안정화 흐름을 탄 데 이어 생산자물가도 한풀 꺾인 것이다.

추후 공개될 이달 지표에는 폭우로 인한 채소류 공급 감소가 반영돼 물가가 다시 튀어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다음달 이후부터는 소비자·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내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다가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초 생산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농수산품 가격이 2.8% 떨어졌다. 축산물이 2.5% 오른 반면 농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6.6%, 0.8%씩 내렸다. 배추(-45.3%)와 참외(-28.1%), 고등어(-39.5%) 등의 가격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

공산품 가격은 보합을 기록하면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음식료품(0.2%)과 컴퓨터·전자·광학기기(0.1%) 등은 가격이 오른 반면 석탄·석유제품(-0.1%)은 내렸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보합이었다. 원재료(-1.6%)가 하락했으나 중간재(0.2%)와 최종재(0.1%) 가격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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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세도 올해 들어서는 한층 수그러든 모습이다.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낮아져 지난달에는 2.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로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소비자물가가 전체적으로 올랐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영향이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달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소폭 오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폭우 피해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달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7월 생산자물가에 (가격) 상승세가 반영될 텐데 그 정도와 폭은 지나 봐야 알 수 있다”며 “기후가 계속 이렇게 안 좋다면 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물가가 튀어오르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상승률은 점점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기상이변과 기저효과 등으로 7월은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달부터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부터는 농산물 수급이 개선되면서 물가 안정세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이달 중 배추·무 비축분을 하루 300t 이상 방출하고 침수 작물 재파종 지원과 신속한 재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세에 따라 금리를 낮춰 침체된 내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금융 안정 방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지표로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물가가 떨어지는 기조로 볼 때 긴축 정도를 낮춰가야 하며, 가계부채 증가는 대출 규제의 유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발표한 ‘2024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확인되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한은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 수준까지 내려가면 금리 인하를 개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상승률이 올해는 2.3%, 내년에는 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10월 인하론’이 힘을 얻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등이 10월 금리 인하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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