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가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적힌 증인명패가 놓여 있다. 이날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는 불출석했다./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2차 청문회에서 여야는 야당이 단독으로 증인 채택한 김건희 여사 등의 불출석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이 청문회를 여야 합의 없이 ‘불법’으로 소집한 만큼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조직적 불출석’으로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했다.

지난주에 이어 2회 차로 열린 이날 청문회는 청원의 다섯 가지 사유 중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을 주제로 열렸다. 이원석 검찰총장과 주가조작 의혹 핵심 인물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증인 5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냈고,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증인 13명은 사유서를 내지 않고 불출석했다.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불출석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불출석한 증인들은 지난 24일 법사위에 상정된 ‘김건희 특검법’ 입법 청문회 때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탄핵 발의 청원은 법사위에서 처리할 권한이 없다”며 “법사위가 불법적으로 탄핵 청원 청문회를 진행하는 데 대해서는 증인들이 정당하게 그 부당성을 알리면서 불출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에 근거가 없는 ‘불법 청문회’이기 때문에, 야당이 단독으로 채택한 증인들도 출석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이 청문회는 위헌·위법적 청문회”라고 하자 정 위원장은 “불법이면 나가라”고 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40여 분 후에 회의장에 돌아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이번 청원은 국회의장이 청원인한테 ‘국회의원의 개별 권한이므로 국회가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 끝나는 것”이라며 “그 공문 한 장을 위해서 왜 이렇게 많은 증인을 불러서 강제로 청문회를 열어야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청문회가 정회하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 불출석을 규탄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북한식 인민재판을 하려던 당초 계획이 틀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용산으로 몰려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경화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