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X’에서 확산되고 있는 ‘트럼프는 괴상하다(TrumpisWeird)’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공개석상에서 이상한 표정을 짓는 것을 두고 그의 반대파들이 “내 딸이 세살 때나 하던 행동”이라며 조롱하는 내용이다.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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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해시태그(#) ‘트럼프는 괴상하다(TrumpisWeird)’를 단 게시물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뒤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트럼프 후보가 과거 유세에서 횡설수설하거나 실언하는 영상을 집중적으로 유포하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과거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일으키면서 공화당 안팎에서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의 ‘막말 본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민주당 측이 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실상 확정짓고 트럼프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호감도가 급등하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바이든 사퇴 뒤 ‘트럼프는 괴상해’
28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의 해시태그 순위에 따르면 ‘트럼프는 괴상해’는 이날 미국에서 11번째로 많이 사용된 해시태그로 조사됐다.
이 해시태그가 처음 사용된 건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대선 때였다. 하지만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는 팀 왈츠 미네소타주지사가 이 표현을 다시 쓰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왈츠 주지사는 24일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를 “괴상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여성 혐오주의자 클럽에 출마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다음날 후원자 행사에서 왈츠 주지사의 표현을 인용해 “트럼프는 내 경력에 대해 거친 거짓말에 의존하고 있다”며 “트럼프와 그의 러닝메이트는 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괴상하다’는 트럼프 후보를 비판하는 민주당의 슬로건처럼 사용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트럼프는 괴상해’ 해시태그와 함께 트럼프 후보가 과거 유세에서 횡설수설하거나 알기 듣기 힘든 발언 영상들을 유포하고 나섰다. 관련 영상 중에는 트럼프 후보가 24일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영화 ‘양들의 침묵’은 실제 이야기”라며 “한니발 렉터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와 함께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있다. 불법 이민 범죄자를 영화속 식인종 범죄자인 한니발 렉터와 비유하려는 시도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란 지적이다.
트럼프 후보는 또 21일 암살 시도 사건 뒤 가진 21일 첫 유세에서 “바이든 행정부 때문에 미국이 가라앉고 있다”며 “가라앉는 보트에서 뛰어내려 상어에 먹히느니 감전사를 당하겠다”는 좀처럼 속뜻을 알기 어려운 말을 하기도 했다. 왈츠 주지사는 이에 대해 28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한니발 렉터, 상어와 감전사 등 머릿 속에 떠오르는 미친 생각들을 거침없이 말한다”며 “그건 그냥 괴상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럼프는 괴상하다’는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도 확산되고 있다.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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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밴스 막말 리스크 VS 해리스 호감도 급등
민주당이 트럼프 후보의 횡설수설에 대해 집중 공세에 나선 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세 등에서 잦은 말실수로 고령 논란을 빚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자, 민주당 측이 고령인 트럼프 후보의 문제적 발언들에 대한 역공을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처음 봤을 때보다 분명히 늙었고 더 괴상해졌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공화당이 과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에 더 취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8일 CBS 인터뷰에서 “밴스는 트럼프보다 더 괴상하고 극단적이고 변덕스럽다”며 “트럼프가 밴스를 지명한 것은 민주당에겐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ABC뉴스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호감도는 43%로 일주일 전(35%)보다 8%포인트 올랐다. 비호감도는 46%에서 42%로 줄어 들었다. 이에 비해 트럼프 후보의 호감도는 36%로 1주만에 4%포인트 떨어졌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호감도는 24%에 그친 반면, 비호감도는 39%로 일주일 만에 8%포인트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는 대선 출마 선언 후 1주일만에 2억 달러(약 2763억 원)의 후원금을 모았으며, 새롭게 후원에 동참한 지지자들이 약 17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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