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위축에 중국 저가 공세까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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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명암이 엇갈렸다. 조선사들이 넉넉한 수주 곳간과 쏠쏠한 환차익을 바탕으로 기분 좋은 실적을 이어간 반면, 철강업계는 시황 둔화에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까지 겹치며 쪼그라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요 줄고 中 저가 공세까지…첩첩산중
올해 상반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부진한 업황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업계 맏형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2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가량 줄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현대제철 역시 1년 전보다 매출은 11.1%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80.8%나 감소했다.
철강업계의 보릿고개는 조선업을 제외한 전방 산업군마다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지난해부터 고금리 여파로 수요 위축을 겪고 있다. 같은 이유로 건설 경기도 크게 꺾였다. 이 탓에 철강업계 전반의 실적도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통상 철강업계에서 가장 큰 수요처는 완성차업계다. 뒤이어 건설업, 조선업 순으로 철강 수요가 많다.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판매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낮다. 여기에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으로 대량 수입되면서 공급 과잉 현상까지 겹쳤다.
2024년 상반기 국내 주요 철강사 실적./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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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재 수입 물량은 지난해 873만톤으로, 전년 대비 29.3%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228만톤이 수입되면서 전체 철강재 수입량의 57%를 차지했다. 어려운 대외 상황과 수요 둔화, 낮은 원자재 가격에 중국산 공세까지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하반기 상황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불황을 대비할 생각이다. 홍윤석 포스코홀딩스 마케팅전략실장은 최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대부분 수요 산업이 부진하다. 글로벌 긴축과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면 단기간 시황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 금리 인하와 중국 철강 감산 등 구체화에 따른 상황 개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건설 시황 둔화와 저가 수입재 유입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으나 신규 수요 창출과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대로 볕 든 조선업계
반면 철강업계와는 달리 조선업계는 웃음꽃이 폈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 일제히 흑자를 내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12조131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무려 928% 증가한 536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매출 4조8798억원, 영업이익 2086억원으로 각각 37.4%, 165.7% 늘었다. 한화오션의 경우 4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상반기 국내 주요 조선사 실적./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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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는 상반기에 매출 증가는 물론 수익성까지 챙겼다. 2021년 이후 본격적인 선가 상승 시기에 물량이 건조, 인도되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LNG운반선과 석유제품선, 친환경 연료의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크게 늘면서 이익률도 높아졌다. 여기에 각 사별로 실적에 발목을 잡았던 저가 물량도 모두 해소됐다는 평가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박 수주 단가인 신조선가 지수는 이달 19일 기준 187.91를 나타냈다. 신조선가 지수는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선박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조선사는 같은 선종을 반복적으로 생산할 경우 공정 숙달과 효율성 제고, 고정비 감소 효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극대화된다. 특히 최근 카타르 프로젝트처럼 수 백척의 대량 발주 물량의 경우 설계 비용부터 자재 구매까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건조 마진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미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조선 3사는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해 둔 상태다. 하반기에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들은 연간 수주 목표의 대부분을 사실상 확보했다”며 “적자 수주 물량의 소진 속도가 가속화됐고 선가 인상 이후 수주한 물량이 대체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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