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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해리스, 바이든·네타냐후 통화에 동참… ‘후계자 수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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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보도자료 통해 이례적 공개

‘외교·안보에 취약’ 지적 감안한 듯

억류 미국인 석방 협상도 깊이 관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1월 대선에 나설 민주당 후보가 된 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한층 깊이 관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2인자’ 해리스와 예전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실상의 ‘후계자 수업’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일보

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선 유세를 위해 찾은 텍사스주 휴스턴을 떠나기 직전 전용기 앞에서 러시아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들의 석방을 환영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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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바이든은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는 미국의 약속을 거듭 확인했다. 두 정상은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미국 무기를 추가로 이스라엘에 배치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백악관이 보도자료 말미에 “해리스 부통령도 통화에 동참했다”(Vice President Harris also joined the call)라는 문구를 집어넣은 점이다.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의 통화에 부통령이 참여해 사실상 ‘3자 통화’가 된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바이든을 대신해 11월 대선에 출마할 해리스가 이미 대권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통령 후보로서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시달리는 해리스를 위해 바이든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는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적대적”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에 맞서 해리스를 엄호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앞서 백악관은 그간 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붙잡아 억류해 온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미 해병대 출신 폴 휠런을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의 무사 귀환은 미 행정부가 오랫동안 러시아에 요구해 온 숙원 사항이었다.

세계일보

지난 2월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옥사한 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와 만나 남편의 죽음을 위로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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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할 당시 해리스는 대선 선거운동 때문에 텍사스주(州) 휴스턴에 있었다. 백악관의 발표 직후 해리스는 지지자들을 향해 “바이든 대통령과 나, 그리고 우리 팀은 부당하게 억류된 이 미국인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복잡한 외교적 협상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자신이 인질 석방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 협상에 적극 참여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부통령으로서 지난 3년 반 동안 70명 이상의 미국인을 집으로 데려온 것은 내게 명예로운 일이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인질로 잡힌 모든 미국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것을 굳게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인들과 함께 풀려난 러시아 죄수들 중에는 야당 지도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동료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 본인은 올해 2월 교도소에서 돌연사했다. 백악관은 해리스가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와 전화 통화를 했음을 공개했다. 해리스는 통화에서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거듭 위로하고 남편의 동료들이 풀려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미국은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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