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9 (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폭염 피해 줄이자"…절절 끓는 날씨에 드론까지 띄운 지자체 [지역이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집중호우 기간이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폭염대책비 150억원을 활용해 현장 근로자·취약계층·시민들에게 폭염 예방 물품 8만1057개와 양산 1만2400개를 보급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8곳, 강원 6곳, 경남 4곳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이로써 전국 폭염경보 지역은 총 161곳으로 확대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9곳을 더하면 특보지역 183곳 중 180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세계일보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대구 중구 공평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온열환자 늘고 가축 폐사도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가축 폐사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 5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국 500여개 응급실 의료기관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1195명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폭염이라던 2018년 이래 가장 많다. 사망자도 6명에 이른다.

온열질환자의 78.7%는 남성이고, 65세 이상 노인이 30.0%나 된다. 단순노무 종사자(21.5%), 노숙인을 제외한 무직(13.1%), 농림어업 숙련종사자(9.6%)가 많았다. 대부분 낮 동안 발생했다. 하지만 오후 6시~다음날 오전 10시 사이 온열질환에 걸려 응급실에 간 경우도 25.3%나 됐다. 낮밤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셈이다.

앞서 경북 상주시 모동면 60대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밭일을 다녀온 뒤 오한 등 열사병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날 오전 숨졌다. 보건당국은 A씨를 올해 첫 경북지역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가축 폐사도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6월 11일∼8월 1일 돼지 1만9224마리, 가금 23만669마리 등 가축 24만9893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에도 피해가 발생해 넙치 3567마리가 죽었다. 경북에서도 지난달 10일 이후 69개 농가에서 돼지 2400여 마리, 닭 40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계일보

나주시 세지면 죽동리의 한 농장에서 오리가 물을 마시며 더위를 달래고 있다. 나주=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도 관계자는 “축사나 비닐하우스 등은 환기하거나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TV, 인터넷 등을 통해 무더위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감염병 유행까지…건강관리 ‘비상’

폭염에 휴가철이 겹치면서 곳곳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마이코플라스마폐렴, 백일해, 수족구 등 감염병들이 확산하고 있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가 중요해진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첫째 주 정점 이후 감소했으나 최근 4주 동안 주간 신규 입원환자 수가 5.1배 증가했다. 입원환자 수는 7월 첫째 주 91명, 7월 둘째 주 148명, 7월 셋째 주 225명, 7월 넷째 주 465명으로 늘었다.

백일해는 6월부터 전국적으로 증가해 1만5167명이 발생했으며 7~19세 학령기 청소년 중심(92.2%)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백일해는 호흡기 질환으로,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 14일 이상의 특징적인 기침 양상을 보인다.

입 안이나 손과 발에 수포성 발진이 나는 수족구병 환자도 0~6세 영유아들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7월 3주 영유아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환자 분율은 78.5명으로 과거 최고 수준이었던 2019년 77.6명을 웃돌았다. 7월 4주 영유아 수족구병 환자 분율은 71.6명이다. 수족구병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는 6월 24일 유행주의보 발령 후 계속 증가세다. 7월 4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는 838명으로 7월 1주(573명)의 1.5배로 늘어났다. 홍정익 감염병정책국장은 “다양한 감염병이 유행하는 만큼 손씻기 기침예절 실천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며 “학부모는 백일해 예방접종을 챙겨주고 65세 이상 어르신은 다가오는 가을철에 시작하는 코로나19의 접종을 반드시 맞아주길” 당부했다.

세계일보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폭염 현장 예찰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자체 폭염 피해 최소화 안간힘

지자체들은 역대급 폭염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는 재난도우미 5312명이 취약노인 쪽방주민 노숙인 건강취약계층을 돌보고 있다. ‘클린로드 시스템(도로 고정식 살수장치)’은 도시열섬 효과를 완화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되면 하루 4회에 걸쳐 물을 도로 위에 뿌리는 장치다. 대구에는 현재 클린로드시스템이 10개구간 21㎞로 확대 설치해 1회에 418톤의 물이 도로에 살포한다.

부산은 자율방재단을 통해 야외 무더위쉼터의 냉방기구를 긴급 점검했고, 경남 창녕군은 주 1~2회 확성기가 부착된 드론을 날려 폭염 시간대 야외 작업자에게 ‘야외 활동 자제’, ‘폭염 3대 안전수칙(물·그늘·휴식)’을 알리고 있다. 전북은 보행자들의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6곳에 양심냉장고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경남은 소속 사업장 현업근로자를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했다.

지난 1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서 4120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취약계층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전국에서 5만5209곳이 운영 중이며, 그늘막 살수차 등 폭염피해 저감시설과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현장노동자와 취약계층 등 시민들에게 폭염 예방물품과 양산 등을 지급하고 있다. 현장노동자와 농어업인 등에게는 온열질환 예방용품꾸러미를 나눠주고 있다.

경북 안동시는 관광객이 많은 하회마을과 도산서원에서 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고, 경기 구리시는 시청 등 관공서에 양산 1500개를 비치했다. 지자체들은 이 밖에도 재난문자 발송, 마을방송, 가두방송 등을 통한 폭염대비 홍보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대구=김덕용 기자, 전국종합 kimd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