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대통령 유족, 바이든에 직접 건네
“미국 민주주의 수호·보존 업적 탁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 유족으로부터 LBJ 상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존슨 전 대통령의 장녀 린다 존슨, 오른쪽은 차녀 루시 존슨. 바이든 대통령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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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가 ‘LBJ 모두를 위한 정의와 자유의 상’(LBJ Liberty & Justice for All Award)을 받은 사실을 소개했다. 시상식은 지난달 29일 바이든이 텍사스주(州) 오스틴에 있는 LBJ 기념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열렸다. 당시 바이든은 존슨 행정부 시절인 1964년 제정된 민권법(Civil Rights Act) 60주년을 맞아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연설을 했다.
LBJ 재단이 제정한 LBJ 상은 민권법 제정으로 대표되는 존슨 대통령의 유산을 계승한 정치인이나 법률가, 시민운동가 등 지도자들에게 수여된다. 그동안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대법관,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역대 수상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바이든으로서도 영예를 느낄 법하다.
바이든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LBJ 재단 측은 “임기 중 미국의 민주주의를 구출하고 지켜냈으며 잘 보존한 업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존슨 대통령의 두 딸인 린다 존슨(80)과 루시 존슨(77)이 바이든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바이든은 사전에 전혀 몰랐던 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어 “존슨 대통령은 모두가 시민으로서 기본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처절하게 싸웠고, 그 결과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다”는 말로 고인에게 찬사를 바쳤다. 또 “이런 상을 받아 너무나 영광스럽다”며 LBJ 재단과 존슨 대통령 유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63년 11월 존슨 당시 부통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을 당하며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이듬해인 1964년 대선에선 61%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문제는 그의 임기 동안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병들의 인명피해가 커지며 반전시위가 미국 전역을 뒤덮은 점이다. 다들 존슨 대통령이 1968년 대선에 재출마할 것이라고 여겼으나 그는 월남전으로 인한 인기 하락을 염려한 끝에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린든 B 존슨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서 존슨 행정부 시절인 1964년 제정된 민권법 60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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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존슨 대통령의 전례는 바이든에게 악재가 되었다. 81세의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벌인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이후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선 그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연방 하원에서 15선을 기록한 민주당 중진 로이드 도겟 의원은 바이든을 겨냥해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던 존슨처럼 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했다. 바이든은 결국 지난 7월2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행정부의 ‘2인자’에 해당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넘겨 받았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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