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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이스라엘 로켓 공격… 중동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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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야 암살’ 후폭풍… 확전 우려

접경지 정착촌에 로켓 수십 발 발사

이스라엘 “발사된 로켓 대부분 요격”

美 “이란도 이르면 오늘 공격 예상”

중동에 전투기 등 추가 배치 전시 대응

美·英·佛 등 자국민에 “레바논 떠나라”

韓도 현지 체류자 조속 출국 강력 요청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이후 반미·반이란 연대인 ‘저항의 축’과 이스라엘의 갈등으로 중동 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자국 영토에서 하니야가 암살당한 것에 분노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친이란 국가인 레바논도 최고위급 지휘관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에 나서며 광범위한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일보

요격되는 로켓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발사한 로켓들이 갈릴리 지역의 상공에서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인 ‘아이언 돔’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갈릴리=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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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3일 밤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들이 대부분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이후 성명을 내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 북부 베이트 힐렐 정착촌에 카츄샤 다연장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수장의 최측근인 파우드 슈쿠르를 살해했으며, 레바논 남부 크파르 켈라와 데이르 세르얀을 공격한 바 있다.

이란 또한 조만간 보복에 나설 모양새다. 하니야 사망 이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이 “가혹한 징벌을 자초했다”며 ‘의무적 보복’을 지시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확전 우려에 이스라엘 동맹국인 미국은 대비에 나섰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를 지휘하는 마이클 에릭 쿠릴라 대장이 3일 중동에 도착했다. 쿠릴라 사령관의 방문은 최근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계획된 일정으로 알려졌지만, 하마스 수장 사망 이후 역내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문의 의미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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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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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국자들은 쿠릴라 사령관이 이번 방문을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방어한 것과 같은 공조를 끌어내는 데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2일 중동 지역에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에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는 등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대응 조치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로 파견하고,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해 핵추진 항모인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 전단의 출격도 명령했다. 국방부는 지상 기반 탄도 미사일 방어 전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자국민의 이 지역 대피를 권고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외교부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국민에게 현재 가용한 항공편으로 조속히 출국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현재 중동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이스라엘 530여명, 레바논 130여명, 이란 110여명으로 전해졌다. 이미 자국민의 레바논 여행을 금지하는 경보를 발령한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도 레바논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즉시 떠날 것을 권고했다. 프랑스는 이란 방문자에게도 이란을 최대한 빨리 떠나라고 권고했다.

한편 암살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휴전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의견차이도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에 1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암살이 휴전 합의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위한 노력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경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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